교보생명이 추진 중인 SBI저축은행 인수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연내 대주주 적격성 심사 승인으로 지분 30%를 확보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힘들게 됐다. 8개월째 물밑 작업만 이어오며 금융지주사 전환, 기업공개(IPO) 등 중장기 로드맵도 연쇄적인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아직 금융당국에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 4월 공식 인수를 발표한 지 약 8개월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유의미한 진척은 없는 상태다.
앞서 교보생명은 재무적투자자(FI)와 7년간 이어온 이른바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을 해소하며 저축은행업 진출을 선언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는 게 핵심이다. 일차적 목표는 올해 하반기 내 대주주 적격성 승인과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취득하는 것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당장에 이달 중 심사 신청을 한다고 해도 빨라야 내년 1분기 중에나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정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간은 신청일로부터 60일로 정해져 있다. 더불어 만약 당국이 추가 서류를 요청한다면 전체 심사 기간은 더 늘어나게 된다. 통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부터 승인까지 3~4개월이 걸리는 이유다.
현재 교보생명은 당국과 비공식 소통을 통해 물밑에서 심사 신청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절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에 당국에서 요구하는 서류나 조건 등을 세세히 준비하려는 차원이다.
이러한 사전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건 보험사가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둔 전례가 거의 없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한화생명이 한화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둔 게 유일하다.
이마저도 완전히 새로운 회사를 인수합병(M&A) 한 게 아닌,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한화솔루션 손자회사였던 한화저축은행 지분을 인수한 형태다. 대부분은 금융지주 산하에 보험사와 저축은행이 동등한 계열사로 있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를 두고 당국이 더 강한 심사 잣대를 내밀며 준비 작업이 길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SBI저축은행 인수가 늦어지면 교보생명의 중장기 로드맵도 연쇄적인 지연이 불가피하다. 교보생명은 당초 SBI저축은행 인수 완료와 동시에 금융지주사로 전환을 마무리한 후 IPO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다만 SBI저축은행 인수가 지연되면 자연스레 금융지주사 전환, IPO 일정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 추진 일정에 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심사 신청은 (금융당국과) 실무적인 협의가 모두 끝나고 마지막에 하는 것”이라며 “지금 협의를 계속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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