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도 '몸집 불리기' 경쟁 가세...5000억 증자로 단숨에 업계 4위 등극

  • 증자 완료시 자기자본 7.7조원...삼성증권 추월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의 '몸집 불기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교보·유안타·현대차증권에 이어 이번엔 메리츠증권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7000억원으로 늘어, 삼성증권을 제치고 증권업계 4위(자기자본 기준)로 올라설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 및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25일 5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증자 규모는 메리츠증권의 지난 9월 말 기준 자기자본(별도 재무제표 기준) 7조2000억원의 7.0%에 해당한다. CPS 발행 전액에 대해 메리츠금융지주가 투자자에 대한 풋옵션을 제공해 최종 상환이행 확약 의무를 부담한다. 안수진 나신평 연구원은 "이번 CPS는 명목 만기와 콜옵션이 없고 투자자에게 보통주로의 전환권이 부여돼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증자 후 메리츠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은 7조1917억원에서 7조6917억원으로 확대된다. 이로써 메리츠증권은 삼성증권(자기자본 7조3000억원)을 제치고 자기자본 4위 증권사로 올라서게 된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증자 목적을 "자본확충 및 투자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메리츠증권이 IB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증자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자기자본 8조원을 넘기면 종투사에 허용되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로 지정되면 자기자본 대비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해 운용할 수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IMA 인가를 받으면서 업계 상위권 증권사들이 대응 전략을 서두르고 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에 앞서 올 들어 중소형 증권사들도 잇달아 자본 확충에 나섰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8일 1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기자본을 1조8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교보증권도 최근 유상증자를 완료해 자기자본을 2조1000억원으로 늘렸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3월 증자 이후 자기자본을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IBK투자증권도 지난 29일 1200억원 규모의 '제2회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순자본비율(NCR)을 상반기 말 482%에서 약 553%로 대폭 끌어올렸다. 회사 측은 이를 기반으로 인수금융, 기업공개(IPO) 등 중소기업 성장에 필요한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자본 확충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본이 늘어나면 IB분야에서 투자를 진행할 때 필요한 '실탄'이 많아져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또한 자본확충은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있다. 자본 규모가 늘어나면 정부가 증권사의 자본 건전성을 점검하는 수치인 NCR(영업용 순자본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과 IMA 도입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향후 영업 범위와 리스크 대응 역량을 유지하기 위한 기초 체력 쌓기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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