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이 찍으면…개인투자자 웃고, 대주주는 운다

  • 올 들어 주주가치 제고 공격적 매수

  • 공개 매수 소문에 가비아株 18%↑

  • 이창환 대표등 1.3조 운용자산 무기

  • 3차 상법개정땐 행동주의 더욱 확산

사진아주경제 DB
[사진=아주경제 DB]
코스닥 상장사 가비아 주가는 최근 한달간 2만5000~2만8000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실적도 큰 변동이 없다. 그런데 25일 이 회사 주가는 18% 넘게 뛰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공개매수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코스피 상장사 에이플러스에셋 주가도 지난 18일 상한가를 찍었다. 역시 얼라인의 공개매수 공시가 나온 영향이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의 행보가 심상찮다. 올 들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공격적 공개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얼라인이 타깃으로 찍은 기업의 투자자들은 주가 급등에 반색한다. 반면 대주주 측은 경영권 위협에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올해로 설립 4년차인 얼라인의 임직원 수는 이창환 대표를 포함해 총 19명. 하지만 1조3011억원에 달하는 운용자산(AUM)을 무기로 무시 못할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이날 가비아 주식 135만3569주(지분 10%)를 주당 3만3000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에 투입되는 자금은 약 447억원이다. 현재 얼라인은 가비아 지분 9.03%를 보유하고 있어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지분율은 19.03%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가비아 최대주주는 김홍국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25.8%)이고, 2대 주주는 미국 행동주의 펀드 미리캐피탈매니지먼트(23.96%)다. 일각에서는 얼라인이 미리캐피탈과 손잡고 경영권 행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얼라인은 지난 18일에는 에이플러스에셋을 상대로 공개매수에 나섰다. 에이플러스에셋 주식 450만1192주(19.9%)를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얼라인은 에이플러스에셋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어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지분율은 24.90%로 높아진다. 시장에서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 30.23%를 확보하고 있는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 회장 측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얼라인의 공격목표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사모펀드(PEF)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얼라인은 스틱인베스트먼트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차세대 리더십 승계 계획 발표 △자기주식 전량 소각 △이사회 독립성·전문성 개선 등 6가지 개선안을 요구했다. 얼라인은 스틱 지분 7.6%를 보유한 주주다. 얼라인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전문 투자사임에도 약 0.3%에 불과한 저조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처럼 낮은 ROE는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얼라인이 지분 투자한 다른 상장사도 언제든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얼라인은 솔루엠(지분 8.04%), JB금융지주(14.46%), 덴티움(8.16%)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올해 덴티움과 솔루엠의 지분 보유 목적은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 바 있다.  얼라인은 앞서 2022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도 주주 제안을 통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고, 지난해 말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추진하던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계획을 철회시키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얼라인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까지 공격적인 행동주의 캠페인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여당의 3차 상법개정(자사주 소각 의무화)이 추진되면서 더욱 보폭이 넓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주관계(SR) 전문기업 로코모티브는 최근 분석 자료를 통해 "3차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 주주 행동주의가 더욱 확산돼 내년 정기주총에서 적극적인 경영권 개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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