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유사시 대만 개입' 발언으로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를 건드리자, 중국이 '류큐(琉球, 오키나와의 옛 이름)' 카드를 꺼내든 모습이다.
중국은 류큐 왕국이 역사적으로 중국과 조공관계를 맺은 밀접한 관계였고, 류큐가 일본에 귀속된 것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 확장 역사의 산물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공격하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고 학술기관이자 중국 공산당 중앙정부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역사연구원은 고사 위기에 처한 학문을 지원하는 사업에 류큐학을 처음 포함시켰다. 중국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류큐학 연구에 나선 셈이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9일자에 '류큐학 연구는 왜 필요한가'라는 제하의 사평을 게재했다. 사평은 "류큐는 독립 왕국으로 1372년부터 중국과 조공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일본이 1879년 류큐를 강제로 병합하면서 류큐 영유권을 둘러싼 역사적·법적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일본에 강제병합된 류큐는 오키나와현에 귀속됐고, 1945년 일본이 세계 2차대전에서 패전한 후에는 미국령이었다가, 1972년 미국은 오키나와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비롯한 주변섬을 다시 일본에 반환했다. 센카쿠 열도는 중국과 일본 간의 오랜 영토 분쟁의 중심지다.
사평은 "일본 내에서는 류큐 왕국이 일본에 의해 무력으로 병합됐고, 류큐의 독립국으로서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류큐 공통조상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일본 정부는 류큐에 대한 차별과 동화정책을 고집하면서 류큐가 일본 때문에 치른 희생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이같은 일본의 편파적이고 이기적인 병합 역사 서사를 해체하기 위해 류큐학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사평은 "최근 일본과 미국은 오키나와를 군사 요새화하고 있다"며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도 심화되고 있는 만큼, 류큐학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는 실질적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사평은 "류큐학 연구는 학문적 확장을 넘어 지역 평화의 지속적 유지, 역사정의의 수호, 그리고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중국의 담론 체계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도 앞서 15일 오키나와를 방문 취재하는 형식으로 현지인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현지인들은 인터뷰에서 일본이 류큐를 식민지로 삼았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류큐는 다른 식민지 국가처럼 독립을 하지 못했음을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쑨레이 유엔 주재 중국 차석대사도 유엔 총회 주요 인권위원회 토론 회의에서 일본을 향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이웃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군국주의적 침략과 식민지 지배의 역사를 직시하고, 오키나와 주민과 다른 원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중국이 최근 들어 일본의 대만 문제에 맞설 유력한 카드 중 하나로 오키나와의 ‘식민지’ 지위를 부각시키며 류큐의 일본 귀속을 문제 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중국내에선 오키나와현의 군사화 우려가 커졌다. 오키나와는 대만에서 동쪽으로 110km(68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 중국과 미국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경우 군사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1972년 중국과 일본은 수교할 당시, 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상호 존중하기로 합의했으며, 중국은 일본의 오키나와 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일본이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하나인 대만 문제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게될 경우, 사실상 오키나와의 일본 지배권을 문제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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