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가 걸어온 시간 속에는 자우림이라는 이름이 함께 있었다. 이는 팀의 역사이자 김윤아 개인의 성장 기록이다. ‘자우림다움’, ‘김윤아다움’을 규정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자유와 존중, 침잠과 분노, 그리고 은유를 함께 거론한다. 감정 표현이 이전보다 절제되었다는 평에 대해선 “그렇게 봐주신다면 감사하다”고만 말하지만, 그의 음악에서 한층 깊어진 온도는 분명히 느껴진다.
슬럼프나 공허함에 대해 그는 집착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그런 무심함 속에서도 지금의 그를 가장 살아 있게 만드는 건 자우림의 정규 12집 LIFE!이다. 음악 산업의 환경이 변해도 본질적인 음악의 힘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 그리고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와 변함없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꿈이 지금도 그의 중심을 지탱한다.
긴 시간 팀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그는 단번에 말한다. 상호 존중, 수익의 균등 배분,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의 ‘친구’로 남아 있다는 사실. 예산은 변했지만,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즐거움은 변하지 않았다. 그 단단한 토대 위에서 자우림이라는 이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가사적으로 ‘삶의 아이러니’가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은데, 김윤아님은 어떤 감정 상태에서 이런 문장을 쓰시나
- 감정보다는 통찰에 가까울 것 같다. 저는 늘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관찰한다.
저 자신의 삶을 평범한 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삶은 누구에게도 모순되고 종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앨범의 가사에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메시지는 지금의 사회나 세대에 어떤 대화를 걸고 있나
- 희망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희망만 가진 사람은 현실로부터 도태될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면 때때로 분노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 무대는 완주라는 결론만 있는 마라톤이다. 그러나 즐기는 마음으로 오르려고 한다.
자우림의 음악을 들으며 자란 세대가 이제 부모 세대가 됐다. 이런 세대적 변화 속에서 자신들의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나
- 2세대, 3세대가 자우림의 음악을 함께 즐겨 주시는 팬분들께 늘 깊게 감사하다. 그런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무척 행복하다.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은 점점 더 버거운 단어로 느껴진다. 자우림이 음악으로 건네고 싶은 위로의 형태는 무엇인가
- 음악은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녹록치 않은 세상에서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점점 더 무력감을 느낀다. 위로하기보다 그저 동시대를 같이 살아가고 싶다.
솔로 김윤아와 자우림의 음악이 서로에게 어떤 자극을 주고받고 있나
- 테크니컬한 부분의 경험치가 쌓여가는 것이 무척 도움된다. 솔로 음악을 할 때 멤버가 아닌 아티스트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들도 저를 성장하게 해준다.
『LIFE!』를 통해 자우림이 세상에 남기고 싶은 한 문장은 무엇인가
- 우리가 춤 추는 것처럼 보입니까? 우리는 몸부림 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자기다움'을 지켜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 우리는 모두 다르다. 당신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사람이다. 자신을 소중하게 대해줬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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