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시트 이후] '美 관세' 안개 걷히며 수출 전망 청신호…비관세장벽 여진은 계속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 둘째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와 MOU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 둘째)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와 MOU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짓눌렀던 관세 압력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연초 목표였던 '7000억 달러 수출'이 가시권이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비관세 장벽을 둘러싼 한·미 양국 간 이견은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변수로 지목된다. 

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미 양국은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JFS)'를 공개했다. 같은 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JFS에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의약품, 반도체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이 화상으로 서명한 MOU에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세부 내용이 담겼다. 지난 7월 말 양국이 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룬 지 3개월여 만이다.

우리 수출에서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한·미 관세 협상을 매듭짓게 된 것으로, 특히 자동차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자동차 관세는 이달 1일부터 현행 25%에서 15%로 소급 적용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시장의 경쟁국인 일본·유럽연합(EU)과 동일한 수준인 만큼 경쟁력이 한층 제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반도체 역시 최혜국 대우가 명시되면서 수출 흐름에 청신호가 켜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10월 반도체 수출은 157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8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보다 25.4% 늘어난 것으로 역대 10월 중 최대 수출액이다. 여기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2년 이상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가 연초에 세웠던 7000억 달러 수출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간 셈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연간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5949억8700만 달러(통관 기준 잠정치)다. 지난해 수출액(6836억900만 달러)을 현재까지 증가율로 단순히 계산할 때 7000억1500만 달러에 이르는 연간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변수는 비관세 장벽이다. 양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에서 비관세 장벽을 논의해 연내 채택하기로 뜻을 모았다. JFS에는 '한국은 식품과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법, 구글의 지도 반출 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여지도 있다. 망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정책에 미국 기업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되면서다. 위치 등 정보에 대한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한다는 내용도 함께 명시됐다.

이와 관련해 농업이나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농업이나 온라인 플랫폼 법 등은 최대한 방어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상황에 맞춰 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한·미 FTA 공동위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조만간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FTA가 없는 국가에 비해서는 안정성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JFS에 담긴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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