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품 판매하면 24시간 내 삭제" 베트남 전자상거래법 강화 움직임

  • 위조상품 만연 속 정부·플랫폼·판매자 공동책임 체계 마련 필요성 대두

쇼피 베트남 사이트에서 크록스를 검색했을 때 찾아볼 수 있는 제품들 사진Shopeevn 갈무리
쇼피 베트남 사이트에서 크록스를 검색했을 때 찾아볼 수 있는 제품들 [사진=Shopee.vn 갈무리]
베트남 정부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위조상품과 불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24시간 내 상점 삭제’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위조 상품 유통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가 강력한 관리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베트남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플랫폼이 위조상품을 확인하면 24시간 이내 상점을 제거하도록 하는 규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위조품과 저품질 상품 확산으로 신뢰 위기를 겪고 있다. 응웬 투옹 랑 국립경제대학교 부교수는 “전자상거래는 베트남 경제 발전을 이끄는 핵심 분야”라며 “편리한 거래 시스템 덕분에 급성장했지만 위조상품 증가로 시장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점 제거 규정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실행 가능하며 소비자 보호와 플랫폼 책임 강화를 동시에 이끌 수 있다”며 “이를 법률로 격상해 국가와 기업이 함께 품질관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치민시 변호사협회 소속 레 쭝 팟 변호사는 "24시간 내 불법 정보 제거 규정이 기존 법령에도 언급돼 있지만 전자상거래법에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베트남에서 전자상거래가 너무 빠르게 성장해 현행 규정만으로는 위조상품 확산을 막기 어렵다"며 "법제화가 이뤄지면 판매자와 플랫폼이 책임을 명확히 수행하게 되고 제재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벌금 수준이 낮아 억지력이 부족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TikTok Shop에서 천연 에센셜 오일을 판매하는 ‘나의 유년 시절의 집(Nha cua Thoi Thanh Xuan)’의 창립자 보 타인 루언은 위조 및 화학 혼합 제품이 자신과 같은 진정한 생산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값싼 화학 제품에 속아 진짜 에센셜 오일의 가치를 잊고 있다”며 “순수 오일 한 병을 얻기 위해서는 수십 킬로그램의 원재료와 수 시간의 증류 과정이 필요하지만 위조 제품은 저가 향료를 섞어 간단히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진짜 제품이 비싸다고 불평하고 시장은 왜곡되며 정직한 생산자들은 불이익을 겪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위조 상품 통제 강화는 시장 질서를 회복하고 진정한 생산자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강조했다.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도 위조상품 근절을 위해 자율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TikTok Shop은 감시 시스템과 인력, 위반 탐지 도구에 5억 달러(약 7243억원)를 투자했다. 지난 5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동안 160만 개의 판매 계정을 제한하고 5000만 개의 상품을 차단했다. 또 45만 개의 위반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또 매달 독립 기관이 약 100개의 상품을 무작위로 검사한다. TikTok Vietnam의 응웬 람 탄 대표는 “정부와 협력해 투명성과 법 준수를 보장한다”고 밝혔다.

Lazada Vietnam은 “투명성과 고객 신뢰가 최우선”이라고 밝히며, 판매자에게 명확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AI 및 머신러닝을 활용해 위반 상품을 감지하고 있다. 또 브랜드가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 보호(IPP)’ 기능과 함께 ‘공동 검사’, ‘30일 환불 보장’ 제도를 운영 중이다. Shopee Vietnam도 자동 및 수동 검열 시스템과 ‘위반 신고’ 채널을 통해 의심 상품을 차단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동 검사’와 ‘위조 상품 발견 시 환불 보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YouTube Shopping은 직접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아니지만, KOL과 콘텐츠 제작자가 제품 링크를 게시하는 경우 위조상품 홍보에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았다.

이렇게 여러 플랫폼이 검열 시스템을 갖추고 노력하고 있지만 위조상품은 계속 등장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랑 부교수는 "플랫폼이 위조상품을 방조하면 공범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4시간 규정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급망 감시와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플랫폼이 느슨하면 책임 비율을 플랫폼 70%, 판매자 30%로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론과 소비자 보호 단체의 감시를 강화하고 위조상품을 허용한 플랫폼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며 "책임 강화가 전자상거래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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