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공개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관세 불확실성이 줄었다며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관세율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긴장감은 남아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팩트시트로 무역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이 공식 '확정'되면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합의 내용을 놓고도 양국 간 입장차를 보이면서 업계가 계속 불안감을 안고 있지 않았나"라면서 "이번 팩트시트를 통해서 '예상치 못한 변수'는 더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반도체 제품의 경우 미국이 앞으로 타결할 합의 내용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공식화했다. 핵심 경쟁 기업인 대만의 TSMC보다 관세 부담이 크진 않을 것이란 뜻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4일 브리핑에서 "반도체 232조 관세는 한국보다 반도체 교역이 큰 국가와의 합의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주요 경쟁 대상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을 놓고 TSMC와 국내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 합의'라는 장치로 대만보다 더 뒤처질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공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불리하지 않은 대우'의 기준에 대해서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 이상인 국가로 한정했다. 현재 미국의 반도체 수입 시장 점유율 1위는 대만으로 2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관세율이 안개 속에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반도체 업계가 지금까지 적용받던 무관세 종료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앞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수출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향후 구체적인 인상률이 어떻게 결정될지 주목해야 한다"면서 "품목 관세율뿐 아니라 세부 적용 항목까지 구체화해야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금까지 나온 합의 내용과 새로운 내용이라고 보기엔 어렵다"면서 "오히려 남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라도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커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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