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향하는 K방산]엔진 설계서 발사까지…한화에어로, 한국형 '스페이스X' 도전장

  • 1999년 과학관측로켓으로 첫 출사표

  • 2022년 누리호 고도화 사업 선정

  • 4~6차 총3기 제작·총괄관리 맡아

  • 항공, 우주, 방산 종합기업으로 도약

아주경제 DB
[그래픽=아주경제 DB]

한국의 '스페이스X'로 불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투기, 민간항공기 엔진 제조와 더불어 우주산업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11월 27일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설계 및 발사체 제작, 조립 등을 주관하고 발사 운용에도 참여한다. 1999년 우주산업에 첫발을 내디딘 지 26년 만에 방산·항공·우주를 아우르는 글로벌 초일류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다.

◆"2400여개 부품 정교하게 돌아가는 엔진...누리호 4차 발사 이상無"

16일 우주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2월 '누리호 고도화 사업'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 4~6차까지 총 3기의 누리호 제작을 주관하고, 구성품 제작 참여 기업에 대한 총괄 관리를 담당한다. 체계종합기업이란 발사체의 각 부분을 담당하는 기업과 협업해 발사체 제작을 총괄하고 직접 발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올해 누리호 4차 발사에는 약 300개의 국내 우주기업이 참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탑재되는 총 6기의 엔진 총조립을 담당했다. 누리호 1단 로켓에는 75t급 액체엔진 4기, 2단에는 75t급 액체엔진 1기, 3단에는 7t급 액체엔진 1기가 장착된다. 75t 엔진 조립을 위해선 약 2400개의 부품이 458개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누리호급 이상에 사용되는 중대형 발사체 엔진을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 방산기업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일하다. 
 
누리호 액체로켓 엔진은 등유와 -183°의 액체산소가 반응해 연소하며 추진력을 낸다. 연소가 시작되면 엔진 연소실 내부는 3000℃까지 치솟는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183°~3000℃의 극한 온도 차를 견뎌내고, 초당 255㎏의 연료와 산화제가 설계한 순서대로 정교하게 연소되는 게 발사체의 핵심 기술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항우연이 설계한 도면을 토대로 실제 발사체를 제작하면서 세부사항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는 인고의 시간"이었다며 "노하우가 쌓이면서 1호기 엔진 조립에 걸렸던 6개월 정도의 제작 기간을 3개월 정도로 절반 가량 단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성공을 위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첫 우주사업 진출 26년만에 체계종합기업...토탈 우주 사업자 도약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7년 삼성정밀공업으로 시작해 2015년 한화그룹에 편입된 뒤 2018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2022년 한화디펜스 흡수합병, 2023년 한화 방산부문과의 통합 등을 통해 항공·우주·방산을 아우르는 종합 기업으로 출범했다. 향후 그룹사의 시너지를 통해 '위성 제작-발사-위성 서비스-우주수송-우주탐사 및 개발' 시대를 여는 우주 토탈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 회사는 1999년 과학관측로켓 3호(KSR-Ⅲ)로 우주시장에 첫 진출한 뒤 약 26년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02년에는 한국 최초의 액체추진로켓인 KSR-Ⅲ의 김발(짐볼)엔진구동장치를, 2003년에는 나로호 1단 자세제어시스템을 개발했다. 2010년부터는 누리호 1·2·3단 엔진 및 자세제어시스템, 엔진공급계 밸브류, 추진기관 공급계 등을 담당했다. 2022년부터 누리호 체계종합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민간우주시대를 열 주역이 됐다. 이를 통해 항우연과 누리호(KSLV-Ⅱ)의 뒤를 잇는 차세대발사체(KSLV-Ⅲ)에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은 달 착륙선 등 국가 우주개발 로드맵의 주요 탑재체를 우주로 보낼 새로운 발사체를 개발하는 국가우주계획의 핵심 사업이다.

이는 우주 탐사와 대형위성을 탑재하는 만큼 누리호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될 예정이다. 가령 1.8t의 화물을 달 전이궤도(LTO)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누리호는 0.1t 규모의 화물만 달 전이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 민관은 총 3차례 발사를 통해 2032년께 달 착륙선을 보낸다는 목표다.

현실화된다면 본격 우주경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 후속발사와 함께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위해서는 기업, 인재, 연구기관 등 더 큰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뉴 스페이스'로 통칭되는 민간 주도 우주개발시대를 열기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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