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참패 뒤 '민생 카드' 꺼내나...백악관 "생활비 문제 집중할 것"

  • 공화당, 지역선거서 잇단 패배...'민생보다 외교 몰두'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가와 생활비 등 민생 현안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경제 포퓰리즘으로 집권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전쟁 중심의 국정운영에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5일(현지시간) 공화당의 참담한 선거 결과를 두고 백악관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 백악관 측 인사는 폴리티코에 "국민들은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비용을 낮추고 더 많은 돈을 돌려주겠다는 공약으로 승리했는데 지금 사람들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개의 전쟁 종결, 워싱턴DC의 깨끗해진 거리, 대법원 관세 소송 등을 자찬하고 있지만, 실제 미국인들은 물가 상승과 식량 지원 축소, 셧다운으로 인한 건강보험 중단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폴리티코는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고통이 현실 경제 문제에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NBC 방송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고, 셧다운 책임이 공화당에 있다는 응답은 52%에 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 정치인 중 한 명인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2024년 대선 승리를 도운 경제 포퓰리즘에서 너무 멀어지고 있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제임스 블레어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날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뉴저지와 버지니아의 공화당 주지사 후보들은 생활비 문제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패했다"며 "새해가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생활비 문제를 더 많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물가와 생활비 문제에 매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이제 대통령이 생활비와 일자리 창출을 더 많이 이야기하고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의 완전한 이행, 그동안 언급해 온 모든 투자의 실행에 힘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은 이제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패배 다음 날 마이애미 '아메리카 비즈니스 포럼'에서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라며 "지금은 미국 태생 근로자들이 거의 200만 명은 더 일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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