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떨어질 것 같은데"…6개월간 18조 쏠린 리버스 펀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가 42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꼭지일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상승장 속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빠르게 늘며 ‘리버스 마켓형 펀드’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3일까지 리버스 마켓형 펀드는 53%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1주일(-6.31%)·1개월(-19.79%)·3개월(-35.14%)·6개월(-49.92%) 수익률 역시 모두 마이너스다. 지수가 꾸준히 오르는 구간에서는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의 구조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자금은 계속 리버스 펀드에 유입되고 있다. 3일 하루에만 설정액이 4500억원 증가했고 최근 한 달간 5조4000억원이 들어왔다. 6개월로 보면 18조4300억원, 연초 이후 누적으로는 19조4400억원이 리버스 펀드에 쏠렸다. 투자자들이 ‘하락 대비 포지션’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수요 또한 높은 수준이다. 공매도 예비 물량으로 볼 수 있는 대차잔고는 1일 기준 110조600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다.

ETF 시장에서도 분위기는 유사하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2배’ ETF에 물량이 들어오고 있다.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2배로 나는 대신, 상승하면 손실이 2배로 커진다. 그럼에도 타이거200선물인버스2X에는 전날 21억원이 순유입됐다. 해당 ETF는 올해 들어 약 74% 하락해 올해 모든 ETF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 중이다. 

한편 반대로 지수 상승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는 올해 들어 81.47% 오를 만큼 급등했다. 인덱스 펀드에는 1개월간 5400억원, 6개월간 3조4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증권가는 단기 조정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지나친 비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수가 뚜렷한 하방으로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과도한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등에는 엔비디아발 AI 동맹 모멘텀이 선반영된 영향이 있다”며 “지수 레벨 부담으로 장중 차익실현 압력이 나타나면서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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