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사이트] "AI로 게임 개발 본질을 다시 묻다" - 크래프톤, 전사적 AI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경쟁력 구축

  • 기술 아닌 철학으로, 크래프톤이 선언한 'AI 퍼스트'

  • "창의성 확장하는 개발 파트너"

김도균 크래프톤 AII 트랜스포메이션팀장 사진크래프톤
김도균 크래프톤 AI 트랜스포메이션팀장 [사진=크래프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AI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크래프톤이 ‘AI 퍼스트(First)’ 기조를 선언하며 전사적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연구를 넘어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까지 혁신하는 실행형 AI 조직으로 주목받고 있다. 

크래프톤의 AI 전략은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구조적 변화를 지향한다. 회사는 약 1000억원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와 대규모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며 2026년까지 AI 기반 게임 개발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크래프톤은 AI를 효율화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창의성을 확장하는 ‘개발 파트너’로 정의한다. 

이 변화를 주도하는 조직이 바로 AI 트랜스포메이션팀이다. 이 팀은 사내 AI 기술 내재화와 문화 확산의 허브로, 방향성 설정·조직 정렬·인프라 구축·AI 리터러시 향상 등 전사적 과제를 총괄한다.

크래프톤은 AI를 단순히 게임 개발 과정의 일부가 아닌 기업 정체성의 핵심 요소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있는 김도균 AI 트랜스포메이션팀장을 만났다.

다음은 김 팀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AI 트랜스포메이션팀의 역할을 소개해 달라. 단순히 기술 연구만 하는 조직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전사 차원에서 AI 문화를 만들어가는 조직이다. 지난 23일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KLT)에서 발표된 ‘AI 퍼스트 기업 전환’ 실행을 전체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조직이다. 방향성 설정, 전사 정렬, 인프라 구축, AI 지원·촉진, 리터러시 증진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AI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시점과 그 배경이 궁금하다.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가.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AI를 게임 제작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보고 연구와 투자를 이어왔다. AI 펠로십 운영을 비롯해 핵심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며, AI 전문인력과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김창한 대표가 초기 단계부터 구성에 직접 참여했으며, 현재는 이강욱 미국 메디슨 위스콘신대(UW메디슨) 전기컴퓨터공학부 본부장을 중심으로 석·박사급 인력들이 활발히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AI 퍼스트’ 선언 이후 회사 내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문화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의 철학이 현장에서는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AI 퍼스트 철학은 특정 개발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사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선언이자 의지를 표명하는 선언이다. AI 기술 발전 상황에 따라 우선적으로 AI가 적용 가능한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존재하지만 내부적으로 필요한 역량과 체계를 단계적으로 정립 중이다. 이에 따라 교육, 커뮤니케이션, 조직 구조 등에서도 변화를 추진 중이다." 

-다른 대형 게임사들도 AI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AI 퍼스트’ 선언은 어떤 차별화된 의미를 가지는가.

"대내외 적으로 대표가 직접 선언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AI 퍼스트 기업 전환’ 선언을 계기로 전사적 실행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를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해 달라.

"지난 2분기에 내부 공유용으로 전체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한 ‘AI 활용 사례집’을 발간했다. 실무자들이 실제로 AI를 활용한 워크플로와 그 효과를 공유한 자료로, 기술·아트·디자인·사운드·OA 등 다섯 분야로 구분해 각 5~20개 정도 사례를 정리했다. 자동화와 증강 효과가 전반적으로 놀라운 수준이라 특정 사례 하나를 꼽기 어렵다."

-AI 도입으로 인해 게임 개발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AI는 단순히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개발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발자들은 더 많은 실험과 시도를 할 수 있게 됐으며 콘텐츠 기획·시뮬레이션·밸런싱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던 업무들이 효율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AI 시대의 게임 개발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크래프톤은 그런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고 있나.

"우선 AI 리터러시와 인공지능 전환(AX) 리터러시(AI 기반으로 개인·조직·회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역량)가 필요하다. 또한 에이전트 리더십, 즉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관리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크래프톤은 다양한 AI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교육과 우수 사례 확산을 통해 AI 활용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이번 ‘AI 퍼스트’ 선언과 함께 이러한 지원을 더욱 정교화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전사적 AI 전환은 기술 혁신을 넘어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약 1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구축과 매년 수백억 원대의 지속적 투자 계획은 단기 성과보다 ‘창의성 확장’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다.

김도균 팀장은 "AI는 개발자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파트너"라고 강조한다. 김 팀장의 말처럼 크래프톤이 지향하는 AI는 기술보다 철학의 문제다. 게임 개발의 본질을 다시 묻는 크래프톤의 도전이 향후 국내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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