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에 사법리스크도 해소한 카카오, AI 중심 구조개편에 속도

  • 'SM 시세조종' 2년 8개월 간 법적 공방서 1심 무죄 선고

  • 카카오 측 "재판부 현명한 판결 감사…부도덕한 기업 오명 풀어"

  • 거버넌스 불안 요소 해소…내부 의사결정 및 투자집행에 속도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공모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1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공모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년 8개월에 걸친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카카오 그룹 전반의 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카카오는 공식입장을 통해 "법원은 SM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에 대해 카카오 및 임직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면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에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그간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공모 혐의를 일체 부인해왔다. 카카오 측은 "SM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카카오 임직원 누구도 위법적 행위를 논의하거나 도모한 바 없다"면서 "1심 무죄 선고로 시세 조종을 한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해가 부적절하였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년 8개월간 이어진 법적 공방은 카카오의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 일례로 카카오는 SM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확장 전략으로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을 제시했지만 인수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하지만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카카오가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해 온 인공지능(AI) 비롯한 다양한 신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AI가 카카오의 핵심 성장축이라고 규정했다. 정 대표는 지난 13일 주주서한을 보내 "1년 반 동안 지배구조 개편과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해 AI 중심의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하반기부터는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을 통한 또 한 번의 일상 혁신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오픈AI와의 공동 프로덕트 '챗GPT 포 카카오'를 비롯해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 사용자를 위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강도 높은 경영 쇄신도 진행 중이다. 현재 카카오 그룹 계열사는 99개로 2년 만에 계열사 30%를 감축했다. 정 대표가 사업 총괄로 취임했을 때 카카오 계열사는 142개, 대표이사 선임 시점인 지난해 3월에는 132개였다. 올해 말까지 80여 개로 축소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경영 효율화 작업은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한 1655억원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커머스 부문이 통상 3분기 비수기임에도 톡비즈 부문에서 양호한 성적이 예상된다. 2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매출 2조283억원, 영업이익 1859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특히 김범수 창업자의 무죄 판결로 거버넌스 불안 요소가 해소되면서 내부 의사 결정과 투자 집행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 창업자는 이날 "오랜 시간 꼼꼼히 자료를 챙겨봐 주시고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해준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운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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