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시대 활짝...단독 회장으로 HD현대 이끈다

권오갑 명예회장 추대...오너경영 체제로

이상균·조영철 사장, 나란히 부회장 승진

"신-구 경영진 조화로 세계 최고 중공업그룹 도약"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HD현대 오너가 3세인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다. 지난해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HD현대그룹이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사장단 인사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혼선을 줄이고자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단행됐다.

이날 인사에서는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간 그룹을 이끌어왔던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된다. 오는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HD현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전문 경영인 체제를 이어오던 HD현대는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정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 MBA를 졸업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을 시작으로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핵심 사업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HD현대 새 대표에는 조영철 부회장이 내정됐으며 정기선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HD현대를 이끌게 된다.

HD현대중공업은 금석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이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를 맡는다. HD현대미포의 김형관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사장 승진 후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내년 1월 1일 통합되는 HD건설기계 대표에는 문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에는 송희준 부사장이 내정됐다. HD현대로보틱스 김완수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는 정 회장 지휘 아래 조선, 건설기계, 에너지를 3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이 이끌 HD현대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미국 시장 및 북극 항로 개척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간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전 분야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전력을 다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D현대는 세계 최고의 조선업 위상을 반드시 지켜나감으로써 마스가 프로젝트의 성공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국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향후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새로운 임원진 구성이 끝나는 대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해 내년도 사업계획 확정 등 경영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