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EU(유럽연합)가 한반도의 평화공존 문제에 긍정적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 한반도특사를 지정하고 운영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와 만나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바로 EU 안보에 직접 영향 미치듯 한반도 평화공존 문제는 EU의 평화안정 문제와 직결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독일) 자르브뤼켄 가기 전에 (벨기에) 브뤼셀 EU에 방문해서 외교담당 올로프 스쿡 차장을 만났다"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의회 한반도관계대표단과 만났다"며 "한반도관계대표단 단장은 EU의 한반도평화특사 제안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집행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독일과 벨기에에 방문해 '제35회 독일 통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EU 인사 및 전문가들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와 관련해 정 장관은 "(기념식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을 직접 들었다"며 "1990년 독일 통일 과정의 역동성과 지도자들의 용기를 본받아서 유럽이 직면한 위기 국면을 타개하자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했다.
또 "1차, 2차 세계대전이 서로 아픈 역사임에도 독일에 프랑스 대통령이 가서 연설하는 장면이 참 부러웠다"며 "한반도에서도 적대와 증오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공존의 시대를 열어서 한반도의 평화공존이 동북아의 평화공존으로 이어지고 세계평화로 이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과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프랑스가 한반도의 평화공존에 적극적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필립 베르투 대사는 "독일 통일은 그야말로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공의 장면"이라며 "동독과 서독이 함께 신뢰를 바탕으로 조성된 환경 속에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으로 두 국가가 함께 협력할 수 있게 프랑스와 유럽이 신뢰를 보냈던 게 대단히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통일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 대화재개와 화해는 한 민족 의지에 관한 것이지만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희망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의 지지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국가 중엔 당연히 프랑스와 EU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이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 140주년 맞이하는 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긴밀한 협력과 협조를 (고위급) 대화 채널 재개를 통해서 더욱 심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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