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에서 제기된 인공지능(AI) 버블 우려를 딛고 3분기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의 AI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지난 3년간 AI 투자가 주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현재는 인프라 중심의 대규모 투자가 두드러지고 있다.
15일 스타트업·VC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VC 자금 조달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970억 달러(약 138조원)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920억 달러)보다 50억 달러 늘었다.
글로벌 VC 투자 증가를 이끈 주요 동력은 AI였다. 글로벌 VC 자금 46%가 AI 기업에 투자됐다. 지난 9월 130억 달러를 유치한 앤스로픽이 전체 투자액 중 29%를 차지했다. AI 투자 시장이 가장 활발한 북미 지역에서는 3분기 VC 투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전체 투자 중 57%가 AI 관련 기업에 집중됐다.
AI 기업들이 VC 자금을 대거 유치한 배경에는 관련 인프라 확장을 위해서다. 앤스로픽은 클라우드 모델 수요 충족을 위한 인프라 확장에 자금을 활용할 계획을 내놨다.
업계 선두 주자인 오픈AI를 중심으로 글로벌 AI 투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지난 7월 오라클과 30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했다. 9월에는 엔비디아와 10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달에는 AMD와 AI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브로드컴과는 커스텀 AI 칩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AI 정책에 힘입어 VC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분석 플랫폼 더브이씨(TheVC)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국내 AI 기술 분야 VC 투자액은 약 4159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3336억원) 대비 24.67% 증가했다.
정부의 ‘AI 100조원 투자 정책’과 맞물려 대통령실에서는 AI 플랫폼 소비 쿠폰, 전 국민 AI 바우처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AI업계도 글로벌 AI 인프라 붐에 편승할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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