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관세' 악재 콤보…사상 최고 코스피에도 환율 1420원대

  • 주간 거래 종가 21.0원 뛴 1421.0원

  • 연휴 간 달러 강세 한꺼번에 반영

  • 정치 불확실성에 유로화·엔화 급락

  • 대미 투자 공포 지속하며 원화 하락

연합뉴스
[연합뉴스]
추석 연휴 직후인 10일 코스피가 36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로 치솟았다. 추석 연휴 기간 일본과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강달러 현상이 짙어진 데다 대미투자 불확실성도 지속되면서 원화 가치는 20원 넘게 폭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21.0원 뛴 1421.0으로 집계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30일(1421.0원) 이후 최고 수준이며, 상승폭 기준으로는 4월 7일(33.7원) 이후 가장 크다.

환율은 추석 연휴 기간 주요 변수를 한꺼번에 소화하며 전 거래일보다 23.0원 오른 1423.0원으로 출발했고, 장 중 1424.5원까지 뛰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1조610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가 36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환율은 줄곧 1420원 선 부근에서 횡보했다.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강하면 원화 환전 수요가 증가하며 환율이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를 역행한 것이다.

연휴 기간 주요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화가 크게 올랐는데, 상승 분이 한꺼번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363 수준이다. 지난 2일 종가인 97.881보다 크게 높아졌다. 

유로화 가치는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임명 27일 만에 사임하며 프랑스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급락했다. 엔화도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으로 달러 대비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9.64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951.35원)보다 21.71원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9엔 내린 152.68엔이다. 지난 7일 2개월 만에 150엔대로 올라서고 이날도 153엔을 넘었다가 당국 구두개입에 152엔대로 내려왔다.

미국 정부의 3500억 달러 규모 현금 투자 압박이 해소되지 않은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연휴 중인 지난 4일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지만 의견 교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 투자 공포가 선반영되면서 원화는 주요국 통화보다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환율이 1400원대였을 때 달러인덱스가 102대였는데, 현재 달러인덱스는 99대 수준이다. 당시보다 주요 통화들이 달러 대비 3% 강세지만, 원화 가치는 더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400원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 보고서 발표 재개로 약달러로 전환되거나 대미 투자 협상에서 우호적인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상방 압력이 우세해 1400원대 등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고용 둔화로 뚜렷한 약달러 재개 전까지는 환율 하락 재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인데, 이마저도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지표 발표가 잠정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월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원화에 우호적인 협상이 타결될지도 미지수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한미 간 관세 협상 불확실성 재료가 잠재한 데다 미 연방정부 폐쇄 장기화 분위기 역시 안전자산 리스크를 강화시키면서 달러 강세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는 엔·달러 환율 흐름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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