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년 동안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을 멈추기 위한 1단계 휴전에 전격 합의했음에도 완전한 종전까지는 갈 길이 먼 모습이다. 협상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데다,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없이는 무장 해제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단계 휴전협정의 핵심은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수감자 맞교환이다. 하마스는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48명(생존 인질 20명 포함)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 7일 이후 구금된 가자지구 주민 1700명을 내보낼 예정이다. 이스라엘 정부도 이를 공식 승인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 정부 회의를 소집해 협정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성명을 통해 "모든 인질이 귀국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외교적 성공이자 이스라엘의 국가적·도덕적 승리"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적인 평화를 목표로 한 2단계 협상까지는 또다시 험로가 예상된다. 평화 절차의 2단계는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립, 그리고 가자 통치체제의 재편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하마스를 비롯한 모든 팔레스타인 무장 파벌은 가자지구 통치에 어떠한 역할도 맡을 수 없으며, 모든 군사 인프라, 무기 생산 시설, 터널을 파괴해야 한다. 또 하마스가 물러난 가자지구의 통치는 팔레스타인의 기술관료들이 주도하는 과도정부가 맡게 되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감독 아래 아랍 및 무슬림 국가들의 지원을 받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평화 구상' 내용이 다소 불확실한 것도 우려 요소이다. 일례로 ‘가자 평화 구상’ 19번째 항목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개혁과 재건이 충실히 이행될 경우 “팔레스타인 자결과 국가 지위로 가는 신뢰할 만한 경로”를 마련한다고 명시했지만 구체적인 시한이나 보장은 빠져 있다.
아흐메드 푸아드 알카티브 중동 정책 전문가는 “오늘 밤 발표된 내용은 길고 힘든 협상 끝에 인질과 팔레스타인 포로들을 석방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이었다”며 “나는 개인적으로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이 단계가 끝난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한편 1단계 휴전 발표 이후에도 가자지구 공습이 이어지는 등 현지 상황이 불안정하다. 실제로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휴전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북부를 포함한 곳곳에서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민방위대 관계자는 가자 북부 거점 도시인 가자시티에서 "연쇄적인 집중 공습"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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