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 소비쿠폰에 거는 기대

조현미 산업2부 차장
조현미 산업2부 차장

두 번째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됐다. 정부는 22일부터 소득 하위 90%에 해당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을 지급 중이다. 추석을 앞두고 시장에 5조원 규모가 풀리는 것이다.
 
2차 소비쿠폰은 1차와 마찬가지로 동네마트·식당·미용실 등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연간 매출이 30억원을 초과하는 지역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 매장을 사용처로 추가했다. 생협이 지닌 공익성과 국민의 소비쿠폰 사용 편의를 고려한 조처다. 군 장병도 2차 지급분부터 복무지 인근 상권에서 쓸 수 있게 했다.
 
지급액은 줄었지만 사용처가 늘면서 소상공인들의 기대감도 크다. 1차 소비쿠폰이 보여준 효과 때문이다. 지난 7월부터 지급한 1차 소비쿠폰은 신청 마감일인 지난 12일 기준 전체 대상자 중 99%인 5007만8938명이 신청했다. 지급된 금액은 9조693억원이다.
 
정부 집계 결과 1차 소비쿠폰은 주로 동네 음식점과 마트·식료품, 편의점 등에서 쓰였다. 지난 14일 기준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1차 소비쿠폰 6조177억원 가운데 88.1%에 해당하는 5조2991억원이 사용됐다.

업종별로 보면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사용한 소비쿠폰이 전체 중 40.3%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마트·식료품 15.9%, 편의점 9.5%, 병원·약국 9.1%, 학원 4.1%, 의류·잡화 3.6% 순이었다.
 
시장에 돈이 돌면서 소비심리도 크게 회복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021년 이후 최대치인 110.8을 기록했다. 8월에는 111.4로 한층 더 오르며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보면 7월 국내 산업 생산·소비·투자 모두 전달보다 늘었다. 특히 상품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2.5% 오르며 2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하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 7월 실적은 1년 전보다 2.7% 늘며 반등에 성공했다.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경기도 한층 좋아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8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 결과를 보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 BSI는 각각 72.3, 75.6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9월 전망치도 소상공인 88.3, 전통시장 85.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다 보니 추석 특수에 더해 소비쿠폰 특수를 기대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많다.
 
소비쿠폰으로 반등한 내수 진작 효과가 오래 지속되려면 과제도 있다. 시장에 돈을 뿌려 소비를 자극하는 방식은 일시적 경기 반등으로는 유효할지 모르나 구조적 경기 둔화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진정한 활력을 되찾으려면 단발성 지원이 아니라 경쟁력 강화와 자생적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소비쿠폰 정책을 계기로 지역경제 체질 개선과 내수 활성화의 지속 가능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 처방을 넘어선 근본적 처방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민생 회복이 가능하다. 단발성 소비쿠폰은 민생회복의 마중물일 뿐 마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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