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 정상들은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요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독선적 행보와 내정 간섭, 군사적 조치 등을 겨냥한 발언이 이어졌다.
23일(현지시간) 프랑스 BFM TV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원한다면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 전쟁 수행을 위한 무기·장비를 공급하는 쪽은 미국이라며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단 한 사람은 미국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그간 노벨평화상을 욕심내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제 할 일부터 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연설에서 “가자지구에서 계속 벌어지는 비극을 무거운 마음으로 떠올린다”고 우려하면서 가자지구에 평화유지군 2만명을 파견할 의향을 내비쳤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내정 간섭성 조치에 정면 반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자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며 브라질 제품에 50%의 수입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권력기관과 경제에 대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와 주권은 타협 대상이 아니며 양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미국의 카리브해 선박격침 관련해 ‘격침 지시자’인 트럼프 대통령을 수사해야 하며 "형사적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마약 차단을 명분으로 카리브 해역에 미군 함정과 전투기를 배치했으며, 이달에만 '마약 운반선'을 세 차례 격침했다.
이에 대해 페트로 대통령은 설령 마약을 실었다 하더라도 “탑승자들은 밀매업자가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의 가난한 젊은이들”며 트럼프 대통령이 빈곤과 이민을 범죄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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