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인준을 받은 '트럼프의 경제 책사’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해임 위기를 넘긴 리사 쿡 연준 이사가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9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격돌한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9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구도로 주목받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상원 본회의에서 마이런 위원장의 연준 이사 인준안이 48-47로 통과했다. 이에 마이런 위원장은 지난달 갑작스럽게 연준 이사직을 그만둔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빈 자리를 채우면서 9월 FOMC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날 워싱턴DC항소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쿡 이사 해임 사건 항소심에서 해임 무효 판결을 내렸다. 따라서 쿡 이사 역시 FOMC 회의 참석이 가능해진 가운데 이번 FOMC 회의 구도는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7월 FOMC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32년 만에 처음으로 2명의 위원이 반대표를 던져 연준 내 의견 분열 조짐이 가시화된 바 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부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가리켜 "단순한 거시경제 논쟁을 넘어 정치적·제도적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연이은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고용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일단은 스몰 컷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리 선물 시장 내 반영된 연준 금리 전망을 추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은 현재 96%에 달하고 있다. 반면 50BP 인하 가능성은 4%로 줄었다.
따라서 연준 내 위원들의 의견 대립은 금리보다는 FOMC 회의 후 발표되는 경제전망요약(SEP) 보고서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SEP 보고서에는 개별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 및 경제 전망 등이 포함된다. 연준 관리를 역임하기도 했던 빈센트 라인하트 BNY인베스트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전망은 지금까지 우리가 본 것과 같이 넓게 분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점도표는 그들(연준 위원들)이 서로 다른 의도를 갖고 채울 커다란 빈 캔버스가 될 것이다...이것은 스플래터 페인팅(잉크를 넓게 흩뿌리는 방식으로 그린 그림)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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