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액결제거래(CFD)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는 가운데 높은 레버리지 효과, 공매도 대체 수단으로서의 매력, 해외 투자 절세 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전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CFD 주식 잔고(매수+매도)는 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협회에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3년 8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62.8% 증가한 수치다. CFD 거래가 증시 반등과 맞물리며 빠르게 커지는 모양새다.
CFD는 실제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간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개인 일반투자자는 참여할 수 없고 전문투자자만 거래가 가능하다. 최대 2.5배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으며 매도 포지션을 통해 사실상 공매도 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레버리지 기반 거래 수요와 공매도 대체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CFD 잔고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주식 CFD 거래 잔고 또한 올해 들어 67%가량 늘어나는 등 인기가 높은 상황이다. 직접 해외주식에 투자하면 매매차익에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만, CFD는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절반 수준인 11%만 과세된다. 해외주식 직접 투자와 달리 환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최근 글로벌 증시 강세 국면에서 절세와 레버리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이 전문투자자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FD 거래가 당분간 활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갱신하는 등 이상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흐름에 편승할 수도 있고 매도 전략을 활용해 단기 변동성 장에서도 대응할 수 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증시에서 자금을 빼거나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등 하락장을 대비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CFD는 높은 레버리지와 장외파생상품 특성상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2023년 4월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당시 CFD 거래가 원인으로 지목되며 시장이 일시 위축된 바 있다. 사고 이후 금융당국은 CFD 제도를 개편했으며 일부 증권사는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전문가들은 금융당국과 증권사 등이 CFD 시장에 다시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FD 시장은 제도적으로 제약이 많은 전문투자자 전용 공간이지만 최근처럼 증시가 활황일 때는 잔고 급증으로 시장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거래 모니터링 등을 통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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