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통해 협치를 위한 물꼬를 텄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야당이 아니라 여당이 더 많이 양보하면 좋겠다”며 “여야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야당이 먼저 제안하고 여당이 응답하여 함께 결과를 만들면 야당에는 성과가 되고 여당에는 국정 성공이 되는 것”이라며 협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에 저는 (야당이) 주요한 국가 기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공통 공약 같은 것은 과감하게 같이 시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장 대표가 제안한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공감했다.
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오찬 후 약 30분간 이어진 독대에서 △청년 고용정책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 조정 △지방 건설경기 활성화 등 구체적인 민생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민생 현안에 대해 수시로 소통하기로 약속하며 정치 복원을 위한 첫발을 뗐다. 민주당 일방식 국정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에 이 대통령은 "여야 어느 한쪽 또는 특정 진영 이익을 위해 정치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여야가 대선 공통 공약을 추진하는 것은 매 정권마다 덕담처럼 반복된 사안이고 이날 또한 별도 합의문 없이 구두로만 협의한 것에 불과해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관측됐다. 여야가 특검 수사와 검찰개혁을 비롯한 현안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걸림돌로 꼽힌다.
실제 이날 여야 대표는 미소와 함께 악수를 건네면서도 신경전을 지속했다. 장동혁 대표는 여당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은 물론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는 것을 꼬집으며 “취임 100일 동안 대통령보다는 특검이 더 많이 보였다”면서 “여당의 입법 강행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이나 불안감이 두려움으로 바뀔 수 있다. 국민 마음을 잘 관리해 주셨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완전한 내란 종식을 바란다. 민주주의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내란을 꿈꿀 수 없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더욱 정비하고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내란 세력들을 철저하게 척결하고 처벌을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 맞섰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과거에도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제대로 가동된 적은 없다”면서 “여야 지도부가 강대강으로 대결하고 있고 여당은 특검으로 야당을 압박하고 해산까지 추진하고 있어 협치를 한다지만 향후에도 정국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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