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건물에서 영화관·헬스·도서관 이용이 가능하고, K-팝에 빠진 외국인 거주민을 위해 글로벌 댄스 기업 원밀리언(1MILLION)과 콜라보도 마련해준다. 최근 2030 청년층의 관심을 끌고 있는 1인 주거 형태 '코리빙하우스' 얘기다. 국내에 '코리빙' 개념을 처음 들여온 맹그로브는 내부에 커뮤니티 전담팀을 따로 마련할 만큼 공간 사용을 넘어 거주자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일 방문한 빨간 벽돌 외관의 '맹그로브 신촌'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도보로 10분도 채 안 걸리는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났다. 3층~16층까지 165실이 구성, 홀수층마다 영화관·워크몰 등 커뮤니티 시설이 위치해 있다.

15층 전체를 열린 공간으로 꾸민 '멤버스 라운지'는 맹그로브의 '얼굴'격인 공간으로, 공부나 개인 업무를 볼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과 회의실로 이뤄졌다. 특히 한쪽 벽면에 소개된 '소셜 클럽'은 맹그로브식 코워킹의 정체성이다. 이날은 △달리기 클럽 △즉흥무화과클럽 △김건주 작가 강연 △우리 동네 쓰레기 원정대 △우리 집 소개하기 등 5개 소셜 클럽이 운영 중이었다. 전직 육상선수가 하는 올바른 러닝 자세, 제철 과일 먹기, 번아웃 이겨내기 등이 주제다.
거주민 전용 어플이 있어 자발적인 소모임도 활발하다. 거주민이 "내일 아침 6시에 경의선숲길에서 러닝하실 분 구함"이라고 올리는 식이다. 커뮤니티팀도 여기서 영감을 받아 소모임을 지원하거나 전문가를 섭외해 소셜 클럽으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어플을 통한 거주민간 소통이 활발하다 보니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인기가 많다. 신촌 포함 숭인·신설·동대문 등 4개 지점에서 외국인 비율이 20~25%로 유지되고 있다.

맹그로브 관계자는 "원하면 참여하고 아니면 한 발 뺄 수 있는 '느슨한 연결'이 지향점이다. 거주민들이 서로 얼굴은 낯익은 상태라서 모임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적은 편"이라며 "참가비는 5000~1만원 사이로, 거주자 만족도 향상에 목표를 두고 있다. 1인 가구가 챙기기 힘든 제철 과일 먹기는 인기가 많아 오픈런을 해야할 정도"라고 말했다.
시행사인 MGRV가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담해서 운영 노하우를 적극 반영할 수 있다. 일례로 영화관 사용과 소모임이 활발하자, 동대문 지점에는 영화관을 두 개 늘렸다. '느슨한 연결' 원칙에 따라 철처한 공간 분리에도 집중했다. 전용면적 30㎡ 규모인 3인실은 개인실과 세면대·사워실·화장실이 모두 분리돼 있다. 각 방은 지문 인식 도어가 설치돼 있다. 원래 해당 면적에서 이같은 공간 분리는 규제사항이었지만, MGRV는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해서 입법까지 이끌어냈다.
맹그로브 신촌은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분류되며 1인실 108개(전용 14㎡), 3인실 56개(전용 30㎡), 프리미엄룸 1개 등 총 165실이다. 보증금은 500만원으로 월세는 3인실은 최소 69만6000원부터, 1인실은 127만원부터 시작한다. 다소 부담될 수 있는 가격이지만, 2023년 첫 개점 후 보름 만에 98% 계약률을 달성할 만큼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도 대기가 전 지점 공실 수용 인원의 약 10배일 정도다.
![맹그로브 신촌 1인실 내부 모습. [사진=백소희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05/20250905141506921735.jpg)
MGRV는 호응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코리빙을 워케이션 개념에 접목해 단기임대 중심의 맹그로브 고성·제주시티 점을 냈다. 시니어 하우징에도 접목해 중산층을 겨냥한 시니어 하우스도 준비 중이다. 시행부터 운영까지 도맡고, 부지를 브릿지론 없이 현금으로 매입해서 사업 안정성이 높다.
올해 초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 Investments)와 5000억원(총 사업비 1조원 규모) 조인트벤처 협약을 체결, △동대문구 △성동구 △영등포구 △중구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영등포 지점은 MGRV의 첫 임대형기숙사로 400실 이상 규모로 올 하반기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HUG 역세권청년주택 등 6개 프로젝트에서도 시행을 맡아 맹그로브만의 커뮤니티 개념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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