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값 불패’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국내 금 펀드는 올해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금 펀드 13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2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26.78%로 집계됐다. 금 펀드는 최근 3년간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상승했다. 1년 수익률은 38.12%, 2년 수익률은 73.83%, 3년 누적 수익률은 무려 93%에 달했다.
금으로의 자금 유입도 가파르다. 국내 금 펀드 설정액은 1조2777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5899억원 증가했다. 금 펀드에는 1개월 새 약 1000억원의 자금이 쏠렸는데 6~7월 상승세 이후 증시가 횡보하자 투자자들이 금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지수펀드(ETF)도 마찬가지다. 금값 상승세에 힘입어 레버리지 상품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나타났다. 지수를 2배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 ETF는 올해 들어서만 64% 올랐다.
실물 금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15만8950원을 기록하며 다시 16만원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3거래일 연속 오르며 4%가량 뛰었고 평균 거래금액도 전달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해외시장에서도 금 가격 랠리는 거세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593.20달러로 전장 대비 1.2% 올랐다. 이로써 금 선물은 최근 월물 기준으로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금 현물 가격도 온스당 3576.59달러로 1.2% 상승했으며, 장중 한때 3578.50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값 상승의 배경으로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달러 약세, 주요 선진국의 재정건전성 우려 등을 꼽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 대신 금 매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채권 수익률 상승이 금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 노동시장 약화로 금리인하 기대가 강화되면서 내년 1분기 금값은 4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