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계열사 숫자가 102개로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자회사 넵튠 지분 39.4%를 크래프톤에 1650억원에 매각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넵튠과 9개 계열사가 카카오그룹에서 빠지게 됐다. 이러한 계열사 정리는 지난해 출범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 'CA협의체'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CA 협의체는 카카오 그룹 전체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계열사 간 이해 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문어발 사업 구조' '중복 상장' 논란에 시달리던 카카오는 최근 2년 동안 강도 높은 계열사 통폐합과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 5월 카카오 계열사 수는 147개에 달했다. 2년 동안 줄인 계열사만 45개사에 달한다. 전체 계열사 중 30%를 줄였다. 두 자릿수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다. 그룹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화 기조가 뚜렷해진 결과다.
안팎으로 변수는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골프 사업 계열사 카카오VX의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적절한 매수자를 찾지 못해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일부 투자자와 접촉했으나 조건 차이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주주 구성 변경을 논의했지만 무산됐고, 지난 7월에는 사실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렇듯 녹록지 않은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성장 동력의 핵심 축으로 삼고 비핵심 사업 정리를 계속할 계획이다. 몸질 줄이기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AI 전환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수익성이 낮거나 성장성이 불확실한 영역은 과감히 정리하고 미래 성장성이 높은 핵심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자구 노력에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다. 카카오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한 1859억원을 기록하면서 기존 시장 예상과 달리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광고·커머스 등 핵심 부문의 성장세가 뚜렷했고, 플랫폼 기타 페이 및 모빌리티 등에서 고른 성장과 더불어 효율적인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카카오 측은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용 최적화의 결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카카오톡 서비스의 대대적인 개편과 여러 AI 신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AI 중심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창사 이후 첫 그룹 공채도 실시한다.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AI 네이티브' 인재를 선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 6개 주요 그룹사에서 테크, 서비스, 비즈니스, 디자인, 스태프 등 전 직군에 걸쳐 채용을 진행 중이다. AI 기술 확산으로 신입 채용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와 달리 AI 시대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카카오톡 개편에 따라 트래픽과 체류시간이 늘면서 광고 수익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오픈AI와 협업한 AI 에이전트는 오는 11월 상용화될 예정으로 구독 등을 통한 수익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면 안정화, AI 에이전트 이용자 증가에 따라 내년에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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