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7 대출 규제와 공급 대책 발표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급 대책은 호재지만 정부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더 강력한 규제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수요자들로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로 인한 시장 관망세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렵고, 주택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며 빠른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축 아파트 가격 급등과 분양가 인상으로 신축 아파트 진입 장벽이 더 높아졌다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아파트에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4일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내 집 마련 전략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결과 공급 부족, 추가 금리 인하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앞으로 집값 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거래가 소강 상태에 이르고 자산가격 상승률이 줄거나 혹은 상승을 멈추고 하락하는 시기가 오히려 좋은 타이밍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나 입지가 우수한 민간 분양은 여전히 메리트가 크다"며 "향후 공급 부족, 분양가 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시세보다 저렴한 실거래가가 형성된 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추천했다. 신축 아파트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고, 얼죽신 열풍으로 인해 저평가된 아파트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 감소 등 현상을 고려하면 서울 쏠림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어 서울 시내 기존 아파트들은 가치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값이 0.6% 하락하는 사이 서울 집값은 2.8% 뛰었다. 올해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초 대비 6%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는 0.1% 오르는 데 그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핵심 지역 인기 아파트는 이미 가격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하지만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나 다른 지역들은 적당한 노후 아파트를 찾아보면 인기 아파트 절반 수준 가격에도 매수가 가능한 매물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재개발·재건축 문턱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인구 측면에서 서울 쏠림 현상은 불가피한 만큼 앞으로 입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신규 공급이 감소하고 최근 들어선 신축 아파트들도 노후화되면 아파트 간 가격 차이는 빠르게 줄어들 것이고,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와 서울 외곽·경기권 아파트는 격차가 점차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최근 대출 규제 대체 투자처로 꼽히는 빌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가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 속도전에 나서는 등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곳곳에서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등 일단 아파트가 들어서면 최소한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며 "다만 비아파트 시장 특성상 가격 변동성이 크고 사업 추진 변수도 여전하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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