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이시바, 퇴진 압박에도 연이은 외교 행보..."정치 공백 없다"

  • 자민당, 이시바 퇴진 요구 거세

이시바 시게루 총리 사진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총리 [사진=AFP·연합뉴스]


집권 자민당 내에서 퇴진 압박을 받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연이은 정상외교 일정을 통해 정권 유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 이후 흔들리는 정국 속에서도 “정치 공백은 만들 수 없다”며 외교 활동을 통해 퇴진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20~22일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 의장으로 참여한 데 이어 23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미래 지향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24일 일본 언론과 외무성에 따르면 25일에는 리셴룽 전 싱가포르 총리와의 만남이, 29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특히 인도 정부는 “이시바 총리가 사임할 경우 회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도 정상외교 일정은 빼곡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월 마지막 주에는 인도 외에도 여러 건의 정상회담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고, 9월 이후에도 유엔 총회와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 및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자민당 내에서는 참의원 선거 패배 이후 이시바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자민당 의원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이대로라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이시바 총리에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현재 자민당 총재 선거관리위원회는 당 소속 국회의원 295명과 광역지자체 대표 47명 등을 포함한 342명을 대상으로 조기 총재 선거 시행 여부를 묻고 있다. 과반인 172명 이상이 찬성하면 조기 선거가 가능하다. 이시바 총리도 출마 자격은 있으나, 조기 선거는 임기 2년 단축을 의미하기 때문에 출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참의원 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당내 검토 작업이 당초 이달 하순에서 내달 초순으로 미뤄지면서 조기 선거 여부 결정도 9월 중순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시바 정권의 핵심지지 기반인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이 검토 작업 직후 사임할 경우, 이시바 총리의 정권 유지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이시바 총리가 정권 유지를 고집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미·일 통상 협상이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논의돼 온 자동차 관세 인하 등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리직 사임으로 협상이 중단되면 일본 경제에 타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자민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닛케이는 “이시바 총리가 외교를 명분으로 연임을 고집한다면, 자발적으로 퇴진을 표명하는 시나리오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내 여론은 이시바 총리에게 점차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교도통신이 23~24일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전달 대비 12.5%포인트 오른 35.4%로 집계됐다. 이시바 총리가 참의원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는 견해는 전달과 비교해 11.6%포인트 줄어든 40.0%였고, ‘사임할 필요 없다’는 의견은 11.7%포인트 상승한 57.5%였다. 또한 요미우리신문이 22~24일 9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참의원 선거 패배 후 이시바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률이 52%로 '그렇다'(42%)는 비율보다 높았고,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전월 대비 17%포인트나 오른 39%를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도쿄에 있는 일본 국회 주변에서는 이례적으로 이시바 정권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이시바 총리가 퇴진하면 자민당 내 보수 색채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며, “내각 지지율 회복 경향이 자민당 내 ‘총리 끌어내리기’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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