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SK, HD현대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3년 만에 방한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잇따라 회동하며 글로벌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사회적 책임(CSR)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게이츠재단이 저개발 국가를 위해 2011년 시작한 신개념 위생 화장실 보급 프로젝트 'RT(Reinvent the Toilet·재발명 화장실)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두 사람은 오찬을 함께 하며 글로벌 CSR 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SK가 2대 주주로 있는 미국 테라파워의 SMR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전략과 10년 이상 이어온 백신 분야 협업 확장 방안을 협의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자신이 설립한 차세대 SMR 혁신기업 테라파워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최 회장은 "한국과 SK가 테라파워 SMR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SMR 안전성과 효율성,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시장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을 함께 하자"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차세대 SMR의 빠른 실증과 확산을 위해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 수립과 공급망 구축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SK와 테라파워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화답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21일 게이츠 이사장과의 만남에서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 및 상업화 방안을 점검한 것을 전해졌다.
정 수석부회장과 게이츠 회장의 만남은 지난 3월 미국 회동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시 HD현대와 테라파워는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HD현대는 SMR 분야 기술과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테라파워에 나트륨 원자로 주요 기자재인 원자로 용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차세대 SMR 기술은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구현의 핵심 솔루션"이라며 "양사 협력은 글로벌 원전 공급망을 구축하고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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