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그를 지지하는 한국 극우 성향 유튜버들의 ‘음모론’이 일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일본어로 한국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던 복수의 한국인 유튜버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을 계기로 갑자기 정치적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 옹호 집회를 ‘반일 세력과의 투쟁’으로 규정하며 지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해설했다.
신문은 이들이 탄핵 이전부터 거대 야당의 국정 마비, 중국의 부정 선거 개입 등을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3월 공개된 일본어 콘텐츠 “지금, 한국 국민 1000만 명이 반일파와 싸우는 이유” 영상은 조회 수 168만 회, 댓글 8000여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사히는 경찰 집계에 따르면 ‘1000만 명 참가’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일본어 댓글에는 “일본도 중국 탓에 위험하다”, “친중 정치인을 배제하자” 등 외국인 배척 정서가 드러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일본 정치에도 파급되고 있다. 지난달 참의원 선거에서는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우며 외국인 규제 강화를 주장한 우익 성향 정당이 의석을 2석에서 15석으로 크게 늘렸다.
책 ‘음모론’ 저자 하타 마사키 오사카경제대 교수는 “부정확함에 약한 사람이 음모론을 믿는다”며 “일본 친화적인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싶은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해 ‘이면에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한국 정치 연구자인 데라시타 가즈히로 도쿄대 강사는 일본인이 한국 문화에 호감을 느끼지만 한국 정치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며 “일본인이 자신에게 좋은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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