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배터리 여권' 시대 연다...피엠그로우, 국내 첫 실증 주도

  • EU 2027년 제도 시행 대비...안전·신뢰 담보한 데이터 플랫폼 구축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EU DPP의 총괄적인 규정 요건사진피엠그로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EU DPP의 총괄적인 규정 요건[사진=피엠그로우]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스타트업 피엠그로우가 부산에서 ‘배터리 여권’ 시대의 문을 연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관, 부산시 발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유럽연합(EU)이 2027년부터 시행할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DPP)’ 제도에 대응하는 국내 첫 실증 프로젝트다.

DPP는 쉽게 말해 ‘제품 이력서’다. 제조부터 폐기까지, 한 제품의 모든 생애주기 정보를 기록해 투명하게 공개한다.

배터리라면 탄소배출량, 원재료 출처, 수리·재활용 내역 등이 모두 담긴다. EU는 이를 통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수입 제품에 대한 품질·환경 기준을 높일 계획이다.

피엠그로우가 맡은 이번 부산 실증은  데이터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기차 소유자가 자신의 주행·배터리 정보를 안심하고 제공할 수 있어야,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증 서비스는 다양하다. △배터리 안전정보를 기반으로 한 아파트 출입·충전 제어△배터리 성능 인증을 통한 중고 전기차 거래△배터리 탈거·검사·재제조·재사용 이력 관리 등이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인증(DID), 검증가능 자격증명(VC), 개인 데이터 저장소(PDS), 고유식별자(UID), 영지식 증명(ZKP) 등 첨단 기술이 적용돼 데이터 위·변조를 원천 차단한다.

참여 주체도 폭넓다. 전기차·전기선박 제조사, 금융사, 렌터카 업체, 중고차 매매업체, 정비업체뿐 아니라 부산도시공사 행복주택, 공공건물, 주차장, 택시·버스 조합, 전기차 동호회 등 실제 이용자 그룹까지 합류한다. 현장성과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박재홍 피엠그로우 대표는 “배터리 여권 플랫폼은 국내를 넘어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라며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안심하는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피엠그로우는 이미 1억3000만km 이상 전기차 운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잔가 보증 서비스 ‘와트에버(WattEver)’, 안전 보증 서비스 ‘와트세이프(WattSafe)’를 상용화해 경매장,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아파트, 공공건물, 주차장, 택시업계 등에 공급 중이다.

부산발 ‘배터리 여권’ 실증이 성공한다면,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은 물론 보험·정비·중고차 시장까지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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