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사건 기록 공개

  • 23만쪽 분량…DNI 국장 "최소한의 편집"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19291968가 1968년 4월 3일 미국 멤피스의 로레인 모텔 발코니를 걷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1929~1968)가 1968년 4월 3일 미국 멤피스의 로레인 모텔 발코니를 걷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1929~1968) 암살 사건 관련 연방수사국(FBI) 기록 23만여 쪽이 공개됐다.
 
21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민은 거의 60년간, 이 민권운동 지도자의 암살에 관한 연방정부의 전면적인 조사 기록을 기다려왔다”며 흑인 민권운동가였던 킹 목사 암살 사건 관련 기록을 공개했다.
 
개버드 국장은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이 중대하고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완전한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우리의 임무에서 어떤 돌도 뒤집어보지 않은 상태로 두지 않을 것”이라며 23만 페이지 이상인 공개 대상 자료에 대해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한 최소한의 편집만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직후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으로 그간 법원의 명령에 따라 봉인돼 왔던 자료들이 대상이다.
 
킹 목사 유족들은 FBI가 킹 목사를 감시하면서 수집한 성적인 일탈 의혹 관련 내용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킹 목사의 자녀인 마틴 루서 킹 3세(67)와 버니스 킹(62)은 성명에서 “이번 파일들은 그 역사적 맥락 안에서 평가받아야 한다”며 “투명성과 역사적 책임성에 대해서는 지지하지만 부친이 남긴 공적에 대한 공격 소재가 될 가능성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파일 공개에 관여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감과 자제, 우리 가족의 계속된 슬픔에 대한 존중을 갖고 하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킹 목사는 1968년 4월 4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분리주의자(인종차별주의자)였던 제임스 얼 레이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레이는 1998년 복역 중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기밀 분류된 킹 목사와 존 F. 케네디(JFK) 전 대통령, 로버트 F. 케네디(RFK) 전 법무장관 관련 기록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취임 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JFK 암살 관련 기록들을 공개했다. 4월 중 RFK에 관한 일부 기록이 공개됐다.
 
AP통신은 “킹 목사 관련 기록 공개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중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 은폐 의혹에 대한 트럼프 지지층의 분노를 달래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법무부에 엡스타인의 연방 대배심 증언을 공개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이는 전면 공개까지 나아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