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지도부, 23~24일 日·中과 연쇄 정상회담…트럼프 불확실성 속 공조 모색

  • 日과 안보·무역 문제 등 논의...EU "관계 강화 중점둘 것"

  • '긴장 고조' 中과는 경제 협력 절실...

  • 中 회담 앞두고 EU에 희토류 집중 공급하기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EPA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일본·중국과 연달아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미국과의 무역관계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양국과 협력 모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U 이사회에 따르면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오는 23일과 24일 각각 일본과 중국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U는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안보, 무역 및 경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양측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타 의장은 방일 기간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EU 전시관을 관람하고, 일본 대표 기업인 히타치와 도쿄재난예방센터도 찾을 예정이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EU와 일본이 위성 산업에서 대미(對美)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위성 통신망 협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연대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코스타 의장은 “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오늘날 불안정한 국제 환경 속에서 이 같은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과는 수교 50주년 기념 정상회담으로 중국-EU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양측 간 긴장이 계속해서 고조되면서 기대치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EU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와 중국의 유럽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관세 보복, 희토류 수출 통제 등 통상 갈등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한다"고 비판했고, 이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후 당초 이틀로 예정됐던 EU 지도부 방중 일정도 중국측 요청으로 허페이 경제 회담이 취소되면서 하루로 축소됐다. 지난달에는 양측 간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와 디지털 포럼도 취소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고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U가 최근 러시아에 대한 무역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중국 은행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면서 "중국은 자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합법적 권익을 단호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양측 모두 경제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은 EU의 3대 수출국이다. 특히 EU의 대중(對中) 수출 약 87%가 기계와 자동차, 전자제품 등 공산품으로 중국-EU 마찰이 지속되면서 포르쉐 등 유럽 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짚었다. 미국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에게도 EU는 미국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EU의 대중 전기차 관세에도 유럽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우리는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공정하고 균형 잡힌 관계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최근 양측의 최대 쟁점이라고 할 희토류 자석 수출을 대폭 늘렸다. 이를 두고 EU와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호적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은 전기자동차·풍력터빈·스마트폰·항공우주선 등에 쓰이는 희토류 자석 3188톤을 수출했는데, 이 중 43%인 1364톤이 EU로 향했다. 이는 전월  대EU 수출 비중인 32% 대비 대폭 확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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