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다산(多産)의 나라’로 불리며 7인승 차량이 인기를 끌던 인도네시아에서 저출산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의 주요 배경에는 고용 불안과 주거 문제, 양육 부담 등 경제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UNFPA가 지난 6월 실시한 14개국 대상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응답자의 39%는 '가계 사정'을 가장 큰 출산 기피 이유로 꼽았다. 이어 △주거 문제(22%), △고용 불안(20%) 등 경제 관련 항목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이상적인 자녀 수를 묻는 질문에는 43~50%가 '2명', 18~20%가 '3명'이라고 답했다. 출산을 완전히 기피하는 사회 분위기보다는 현실적 여건이 출산을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유엔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합계출산율은 2010년대부터 빠르게 하락해 2024년에는 2.12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유지 기준치인 2.0을 가까스로 웃도는 수준이며, 2030년대 초반에는 이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평균수명의 연장 등을 배경으로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저출산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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