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미·중 관세전쟁 휴전 여파로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2분기에도 중국이 5%대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6월 수출액이 달러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한 3251억8000만 달러(약 448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달 증가율(4.8%)은 물론 로이터 예상치(5%)도 훌쩍 웃돈 것이다.
수입은 같은 기간 1.1% 증가한 2104억1000만 달러(약 290조원)로, 로이터 예상치(1.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수입 증가율은 1~2월(-8.4%), 3월(-4.3%), 4월(-0.2%), 5월(-3.4%)로 마이너스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6월 수출이 반등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 90일 휴전으로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가 오는 8월 12일까지 145%에서 30%로 하향 적용되며, 일시적인 관세 유예 혜택을 보기 위해 미국행 화물을 앞당겨 선적하는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로써 올 상반기 중국의 수출은 5.9% 증가했고, 수입은 3.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업체들이 동남아와 중동 등으로 수출 다변화를 모색해 무역전쟁에 따른 대미 수출 감소분을 상쇄하며 수출이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중국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수출은 모두 두 자릿 수 증가세를 보였다.
해관총서 관계자는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올 초 외부 압력과 도전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중국 수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첨단기술 제품 수출이 9.2%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성장세를 유지하는 등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이 수출 성장세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상반기 수입이 하락한 것은 국제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과 국제 상품 가격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국내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개선됨에 따라 내수 확대가 수입을 안정시켰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시장의 올 2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도 낙관적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앞서 1분기(5.4%)보다는 다소 둔화했지만, 올해 중국의 연간 성장 목표치(5% 내외)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1,2분기 성장률을 합친 올해 상반기 평균 성장률은 5.3%로 예상됐다. 중국의 2분기 GDP 수치는 15일 발표된다.
중국 상반기 경제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지도부가 당분간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자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은 미중간 관세 유예 합의가 만료되는 8월12일 이후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다시 불거질 것에 대비해 실탄을 아껴둘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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