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서트는 그 누구도 메시지에 대해 질문하지 않죠. 관객들이 콘서트를 즐기듯 제 전시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사운드아트 거장 료지 이케다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10년 만에 재회했다. 2015년 ACC 개관 당시 ‘test pattern [n˚8] (2015)’을 선보였던 그는 올해 ACC 개관 10주년을 맞아 신작 4점을 포함해 총 7점을 개인전 <2025 ACC 포커스-료지 이케다>를 통해 선보인다.
료지 이케다는 9일 광주 AC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 소식을 전하면서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에게 열린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료지 이케다는 데이터 미학과 오디오 비주얼 아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다. 그는 30년간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단 한 번도 전시를 위해 언론과 질의응답을 가진 적이 없다고 한다. 뉴욕타임스 등 세계 유수 매체들의 인터뷰 요청도 모두 거절했을 정도다. 이러한 그가 ACC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간담회 내내 줄곧 "관람객이 자유로운 해석을 하길 바란다. 모두가 각자의 해답을 찾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에서 그 어떤 텍스트도 볼 수 없다. 이는 료지 이케다가 의도한 바다. "제 작품에 메시지가 확실히 있다면 작품보다는 텍스트, 즉 글자로 메시지를 전달했을거예요. 관객들은 경험과 감정을 통해서 자신만의 메시지를 찾을 수 있어요. 만약 제가 콘셉트와 메시지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한다면 관객들의 자유로운 해석을 침해하게 될 거예요."
ACC는 예술과 기술, 사회와 문화의 융복합을 통해 아시아의 가치를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융복합 창작 정신을 대표하는 료지 이케다는 이러한 ACC의 비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가다. ACC는 료지 이케다의 철학과 비전을 통해 ACC의 정체성, 자기반성, 향후 10년을 위한 미래 지향적 비전을 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료지 이케다는 ‘data-verse(2019~2020)' 3부작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무려 20년이 걸렸다. 가장 작은 입자부터 우주를 구성하는 물리학 데이터까지 방대한 과학적 정보가 사용됐다. 료지 이케다와 그의 팀은 데이터와 이론을 직접 공부하며, 어떤 데이터를 추출해서 작품에 녹여낼지 등을 결정했다. 작품 완성에 오랜 시간이 걸린 배경이다. "(데이터와 이론을) 공부하면서 추출하기 때문에 20년이 걸렸어요. 데이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음악을 작곡하듯 추출한 데이터로 작업했죠."
료지 이케다는 거듭 "전시를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data-verse에 사용된 과학적인 데이터들은 진실에 기반하죠. 실제로 존재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데이터에 대해서 해석하고 싶진 않아요. 순수한 음악처럼 즐겼으면 좋겠어요."
전시는 ACC 복합전시 3·4관에서 7월 10일부터 12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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