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비쿠폰을 지급하며 적극적인 내수 부양 정책을 펼칠 것을 예고한 가운데 시장은 수혜주를 찾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통, 식음료 등 필수재 중심으로 소비쿠폰이 사용되면서 해당 업종에서 실적 개선이 이끄는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이달 들어(6월 2~30일) 8.77% 상승해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 상승률(13.86%)을 하회했다. 해당 지수는 4월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며 세 달 동안 26.59% 상승했으나 이 달 들어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코스피 상승률(23.80%)에 근접한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소비쿠폰 지급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경기필수재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조언하고 있다.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식음료, 편의점, 화장품, 담배 등으로 구성됐다. 대표적인 종목은 삼양식품,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이마트, BGF리테일 등이다.
이번 소비쿠폰 지급과 유사한 선례인 코로나 팬데믹 당시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분석해봤을 때, 음식료를 비롯한 경기필수재 업종이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좋지 않아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부각된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은 단가가 낮고 구매 빈도가 높은 특성상 정책 집행 효과가 지체 없이 실수요로 전이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년 재난지원금 사용처 비중은 마트·식료품이 27%로 1위, 2021년에도 마트·식료품 채널이 28.6%로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새 정부는 전 국민에게 두 번에 나눠서 소득계층별로 인당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소비쿠폰을 지급해 소비를 진작하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목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위해 사용되는 예산 규모는 13조2000억원에 달해 30조5000억원인 추경안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비쿠폰 예산인 13조2000억원의 상당 부문은 3분기에 집중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분기 소매시장 규모가 약 130조원 내외이기 때문에 3분기 소매판매 시장 성장률을 10% 제고시킬 수 있는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여당은 오는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소비쿠폰의 사용처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 당시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됐던 백화점 업종까지 소비 진작의 온기가 퍼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2020년 5월에 지급됐던 재난지원금은 사용처 여부에 관계없이 소비 여력 확대에 따라 주요 유통업체들의 실적을 끌어올린 바 있다"며 "특히 백화점의 명품, 가전제품 등이 눈에 띄게 성장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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