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지속되면서 이란의 영공 폐쇄 등으로 가용한 이동 수단이 없어 출국이 어려워지자, 이란에 거주하던 우리 국민 18명과 이란 국적 가족 2명이 정부 지원 속에 대피했다.
19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7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정부가 제공한 임차 버스를 타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출발해 약 1200㎞를 달려 18일 밤 이란 북부와 접해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했다. 이동에는 휴식 시간을 포함해 30여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들이 주이란대사관 직원들의 동행 하에 이란-투르크메니스탄 국경검문소에 안전하게 도착한 뒤 정부가 제공한 교통편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양측 무력 공방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이란 영공이 지속 폐쇄된 점을 감안해 이란 체류 국민의 육로를 통한 대피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우리 국민의 원활한 대피를 위해 신속대응팀이 투르크메니스칸 현지로 파견됐다"면서 "정부는 중동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중동 체류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지속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응팀은 조윤혜 외교부 해외안전상황실장을 단장으로 3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및 이란에 체류 중인 국민들은 해당 국가의 여행경보가 3단계(출국권고)로 격상된 점을 고려해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대사관의 안내에 따라 신속히 출국해 주실 것을 강력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의 기습적 선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 무력 충돌이 7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양국은 스텔스기 등을 동원한 정밀 폭격과 미사일 세례를 주고받으며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의 긴급 대피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이란은 하나의 핵무기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며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상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지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국인들에게 사실상 '소개령'에 준하는 경고를 보내며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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