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8개월 새 '집단대출' 6.8조 뚝…금리도 주르륵

  • 비인기 지역 등 부동산 수요 부진에…집단대출, 8개월째 내리막

사진연합뉴스
집단대출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이 집단대출 영업을 하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 비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가 크게 줄면서다. 준공 후에도 분양이 이뤄지지 않으며 대출 수요 자체가 급감하고 있다. 이에 집단대출 잔액은 올해 하반기 150조원대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56조2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157조849억원보다 8391억원 줄어든 수치다.
 
집단대출은 통상 시공사가 직접 은행과 계약을 맺고 입주 예정자가 일괄적으로 자금을 빌리는 대출을 말한다. 이는 개인에게 내주는 대출과 달리 한 번 계약으로 거둬들이는 이자가 많기 때문에 은행 영업에서도 큰 부문을 차지한다. 통상 은행이 아파트 시공사 등을 대상으로 앞다퉈 영업을 펼치는 이유기도 하다. 집단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받지 않아 상대적으로 대출을 늘리기 쉬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5대 은행 집단대출은 2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2월엔 158조6188억원으로 2023년 10월 이후 처음 150조원대를 나타냈다. 올해에도 △3월 157조7943억원 △4월 157조849억원 등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이러한 하락세는 지난해 9월부터 8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달까지 줄어든 대출금만 6조7673억원에 달한다. 자칫 올해 하반기 140조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주요 은행들이 집단대출을 통해 얻는 이자도 크게 줄어드는 양상이다. 시장금리가 인하하는 동시에 경쟁이 치열해지며 비교적 가산금리를 높게 잡기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아파트를 대상으로 실행한 중도금대출 가산금리는 지난해 8~9월경 3% 중반대에서 올해 2월 들어 0.78%까지 떨어졌다.

집단대출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건 비인기 지역 매물을 중심으로 부동산 수요가 부진한 영향이다. 지난달 전국에서 신규 분양된 아파트 물량은 총 3257가구로 전년 동월(1만3712가구)과 비교했을 때 76.2% 급감했다. 수도권에서는 총 2223가구가 신규 분양 물량으로 나왔는데 이는 전년 동기(6272가구) 대비 4049가구 감소한 수준이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지난 2월 말 기준 2만3772가구로 2013년 10월(2만4667가구)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새로 짓는 주택도 적지만 이미 준공된 곳도 비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집단대출 수요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워낙 규모가 큰 집단대출 특성상 가계대출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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