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텃밭' 중동 위기 고조에…건설업계 노심초사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시스템 사진연합뉴스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는 이스라엘 아이언돔 방공시스템.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사태 추이에 촉각을 세우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하면 해외 건설 수주 텃밭인 중동 일대 신규 건설사업 발주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해외건설협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이란 사업장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는 없으며 현지에 파견된 건설사 직원 1명이 철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무력충돌에 따른 피해 사례는 없지만 향후 매뉴얼에 따라 요건 발생 시 비상 상황 대책반을 편성하는 등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무력 충돌이 당장 사업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건설 원자재 가격과 운송료 인상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최근 이란 석유시설과 세계 최대 규모 가스전 등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 타격 중이다. 만약 이란이 원유 물동량 중 20%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부분 봉쇄하거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급한 직후인 지난 13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원물 종가는 배럴당 72.98달러로 전장 대비 7.3% 급등했다. 이는 일간 상승 폭 기준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생한 2022년 이후 최고치다.
 
건설정책연구원 관계자는 “기존 사례처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시멘트 핵심 원재료인 유연탄 등 가격이 같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가격 상승세가 억눌렸던 레미콘 가격 등에 대한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동에서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진행 중인 A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면 운송료나 자재 가격 인상 폭이 더 커지게 된다”며 “최근 플랜트 등 해외 사업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잠재적인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확전 우려에 중동 국가들이 건설 인프라 발주를 줄이거나 순연하게 되면 국내 업계의 해외 건설 수주에도 타격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이미 올해 1~5월 국내 건설사의 중동 계약액은 56억 달러 수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44%나 줄어든 상황이다. B건설사 관계자는 “점진적인 국제 유가 상승 시에는 인프라 수주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분쟁 발생 시에는 정세 불안으로 산유국들이 인프라 투자 등에서 지출을 우선 축소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이 중동 전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기적 대치가 이어진다면 올해 단기적으로 수주 물량 확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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