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경제강국 해법은] 수출 감소 속 한 달 남은 美 관세 유예…줄라이 패키지 촉각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국내 수출 감소가 현실화하면서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미 통상 당국 간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 논의 마감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 정부의 최우선 외교 문제도 관세 문제 해결이 될 전망이다.

양국 정상 간 첫 통화에서도 최대 현안인 관세 문제가 거론된 만큼 실무 협상에서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전문가들은 지난 정부에서 진행해 온 협상 틀에 맞게 연속성 있는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한다.
韓 수출 감소 현실화…한·미 정상 첫 통화서 '조속한 관세 협상' 언급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밤 첫 전화 통화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한·미 정상은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또 실무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한국에 공통 기본 관세 10%와 국가별 관세 15% 등 상호 관세를 총 25% 부과했다. 이후 미국은 오는 7월 8일까지 차등 관세 15%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한·미는 지난 4월 말 장관급 2+2 통상 협의를 열고 7월 8일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한 줄라이 패키지를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부는 상호관세뿐만 아니라 이미 적용 중인 자동차·자동차 부품(25%), 철강·알루미늄(50%)에 대한 품목별 관세 폐지도 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관세 전쟁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3% 감소한 572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대미 수출이 1년 전보다 8.1% 줄어들면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영향이 크다. 감소 폭 역시 전월(-6.8%)보다 확대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중국 수출은 1년 전보다 8.4%, 일본 수출은 8.7% 감소했다. 중남미(-11.6%)와 중동(-8.4%)으로 향하는 수출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4.4%), 자동차 부품(-9.3%), 철강(-12.4%) 등 수출도 줄었다.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전 세계 무역이 위축된 가운데 품목별 관세의 여파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3차 기술협의 '촉각'…"그간의 협상 기반으로 연속성 가져야"
지난해 말 12·3 비상계엄과 이에 따른 대통령 탄핵 등으로 경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한국은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속도전에 나서고 있는 미국과 손발을 맞출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관세 협상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국 정상이 속도전을 시사한 만큼 우리 통상 당국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진행된 한·미 제2차 기술 협의에서 미국 측은 연례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에 담겼던 농산물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한 해소를 요구했다. 이달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3차 기술 협의에서는 이러한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별 관세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진행해 온 관세 협상을 발판으로 구체적인 협상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한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더라도 국가적으로 연속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이뤄진 협상을 전면 부정하지 않고 연속성을 가져가는 방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원스톱 쇼핑'이 관세 협상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SNS를 통해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경제와 안보 현안을 묶어 함께 논의하는 원스톱 쇼핑을 시사한 바 있다. 논의 대상은 대미 흑자와 관세, 미국산 LNG, 구매,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투자 등 무역·경제정책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 포함됐다.

구 교수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중국 영향력을 경고하고 있고 방위비 인상도 공언하고 있는 만큼 '중국과 가깝게 지낸다'는 인상을 주면 관세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줄라이 패키지 마련을 위한 마지노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관세 협상은 직전 정부와 큰 차이 없이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한·중 관계 개선은 한·미 관세 협의 후 진행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