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건설업종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은 지난해까지 얼어붙은 부동산 환경 속에 부진한 실적을 이어왔으나 올해에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수주까지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새 정부의 재정정책과 인프라 확충 공약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 지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4월 4일부터 이날까지 두 달 동안 31.5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11.18%), 코스닥(9.80%), 코리아 밸류업 지수(11.26%) 등 시장 대표 지수의 상승폭을 웃돌 뿐 아니라 KRX 전체 지수 중에서도 KRX 증권(51.45%), KRX 유틸리티(33.9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KRX 건설 지수 구성 종목 중 현대건설(88.86%), GS건설(37.84%), DL이앤씨(18.94%), 대우건설(36.01%)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코스피 건설 지수는 36.66% 상승한 반면 코스닥 건설 지수는 13.10% 상승하는 데에 그쳐 대형사 위주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종은 재정정책에 민감한 업종으로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건설업종도 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 정책까지 뒷받침될 경우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업황 개선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건설업종의 강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업종이 실적 턴어라운드 구간에 들어섰다는 예상에 해외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주로 인한 실적 성장 기대감까지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건설업종은 지난 2년 여 동안 원가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해 시장이 냉각되면서 고전해왔으나 이제는 바닥을 통과하면서 반등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후 현대건설 리포트를 낸 미래에셋증권, iM증권, 키움증권, KB증권, BN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이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최소 19.35%에서 최대 56%까지 상향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 목표주가는 한화투자증권(6.38%), BNK투자증권(13.04%), 미래에셋증권(30.23%)이 상향했다. GS건설 목표주가는 한화투자증권(30.43%), BNK투자증권(20%), iM증권(25%)이 상향했다.
매크로 환경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증권과 함께 건설 업종은 유동성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으로, 현재까지 유동성 환경은 완화적이지 않았다"며 "금리 인하 사이클, 하반기 정부 지출 확대에 따른 유동성 공급 증가 선반영 성격을 고려하면 현재를 유동성 확대 구간 초입 국면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세종 행정수도 완성, 임대주택 확대 등의 공약은 수급을 촉진하며 직접적으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해체사업에서도 과거 사업이력이 있는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종목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행정정부, 임대주택 외에도 데이터센터 및 각종 사회기반(SOC) 시설에 따른 재정지출의 수혜로 대우건설, 삼성E&A, HDC현대산업개발 등 원자력 테마 색깔이 없는 건설주에도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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