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후보는 이날 새벽 1시 15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당 개표방송 연설에서 "여러분이 제게 기대하시고 맡긴 그 사명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반드시, 확실히 이행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작년 12월 3일 그 내란의 밤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풍찬노숙하면서 간절히 바랐던 것, 그 중의 하나는 이 나라가 평범한 시민들의 나라라는 사실"이라며 "대통령이 행사하는 모든 권력은 모두 국민으로부터 온 것이고, 그 권력은 대통령의 사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국민의 삶과 이 나라의 밝은 미래만을 위해서 온전하게 쓰여져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제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야, 비로소 그들을 파면하고 이 나라의 주인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여러분 스스로 투표로서, 주권 행사로서 증명해 주셨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여러분이 저에게 맡기신 첫 번째 사명은 내란을 확실히 극복하고 다시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는 없게 하는 일"이라며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그 공동체 안에서 우리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존중받고 증오·혐오가 아니라 인정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에 따라서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두 번째는 여러분이 맡기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당선자로 확정되는 그 순간부터 온 힘을 다해서 여러분들의 이 고통스러운 삶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확실하게 회복시켜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가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며 "지난 시기에는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를 우리 국민들은 의심해야 했다.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질 그 책무를 생각하지도 않았고, 해야 될 기본적인 의무조차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규모 참사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떠나게 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제1의 책임을 완벽하게 이행하는 안전한 나라를 꼭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들겠다"며 "확고한 국방력으로 대북 억제력을 확실하게 행사하되,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한민국, 이 공동체 안에서 서로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동료들"이라며 "남녀로, 지역으로, 노소로, 장애인·비장애인, 정규직·비정규직, 기업가와 노동자, 이렇게 틈만 생기면 편을 갈라서 서로 증오하고 혐오하고 대결하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끝으로 이 후보는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공평하게 기회를 함께 누리는 억강부약의 대동세상을 우리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다"며 "희망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이웃과 손잡고 함께 가자"고 덧붙였다.
이날 여의도 국회 앞 개표방송 행사에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 5000명으로, 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 응원봉을 든 시민들이 대거 운집하며 축제 분위기를 형성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이후 인천 계양 자택에서 머무른 이 후보는 당선이 확실하다는 예상이 나오자 부인 김혜경 여사와 민주당 중앙당사로 이동해 당직자들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곧이어 민주당 개표방송 연설 장소로 향한 이 후보는 파란색 넥타이와 태극기 뱃지를 착용한 채 지지자들을 향해 손짓을 하기도 했다. 이후 꽃다발을 전달받은 그는 승리를 예감한 듯 김 여사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90도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