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안팎 공해상에 설치한 부표는 높이 5∼13m, 직경 5∼10m 크기의 등대형인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해군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해군이 2018년 2월 22일부터 2023년 5월 20일까지 발견한 서해 PMZ 안팎 중국 부표 13개의 사진이 포함돼 있다. 이 사진은 우리 해군이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PMZ는 한·중이 서해상 해양경계획정 협상을 진행하던 중 어업분쟁 조정을 위해 2000년 한·중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곳에 설정한 수역이다.
부표 13개 중 11개는 높이 13m, 직경 10m로 크기가 동일했고, 나머지 2개는 높이 5∼6m, 직경 5∼8m로 작은 편이었다.
13개 부표에는 대부분 '해양감측(감시·측량) 부이'라고 쓰여 있고, 10개 부표에는 QF103부터 QF222까지 일련번호가 붙어 있었다. 일련번호는 연속적이지 않았다.
가장 최근인 2023년 5월 20일에 발견된 3개의 부표에는 각각 '중화인민공화국 해양관측부이'·'중국전력건설'·'중국해양감측부표 QF222'라고 쓰여 있었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전력건설이라고 표기된 부표에 태양광패널이 부착돼 있었다.
중국 서해 부표는 PMZ 부근 동경 123∼124도 사이에 10개가 집중 설치됐다. 동경 124도는 중국군이 해상작전구역(AO)으로 일방선포한 선이다. 13개 중 1개만 PMZ 안에 설치됐고, 나머지 12개는 PMZ 인근 해상에 배치됐다. 중국 정부는 서해 부표를 해양 관측용이라고 주장하나 우리 정부는 군사정찰용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부표의 군사정찰 목적 운용 가능성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계부처 공조 아래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중국 측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나가면서 비례적 대응 등 필요한 조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전날 밝혔다.
한편, 해군은 올해 4월 27일 중국이 양식시설이라고 주장하는 PMZ 내 '선린1호' 및 '선린2호'와 함께 중국이 선린 1·2호를 관리시설이라고 주장하는 PMZ 내 구조물도 발견해 촬영했다. 구조물에는 산동해양집단이라고 쓰여 있었다. 산동해양집단은 양식업 등을 영위하는 산둥성 직속 대형 국영기업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