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성장주에 투자하다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단기채권으로 자산을 옮기는 구조의 목표전환형 펀드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2010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지만 2018년까지 12개만 출시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에도 출시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2021년 4개, 2022년 2개, 2023년 3개가 새롭게 설정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무려 29개가 출시되며 분위기가 급격히 반전됐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성향이 뚜렷해진 게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트러스트자산운용은 지난 10일 '핀셋 플러스 목표전환 채권혼합펀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존 '핀셋중소형 펀드'의 운용 전략을 계승하면서도, 주식 비중을 최대 50%까지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채권혼합형 구조로 설계됐다. 목표수익률 7% 달성 시 초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 등 현금성 자산으로 자산을 전환해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핀셋중소형 펀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조선, 방산, 전력기기, 식품 등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과 지배구조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에 성공적으로 분산 투자해왔다.
브이아이자산운용도 지난 2일 '국채분할매수&삼성전자와공모주' 상품을 내놨다. 해당 펀드는 국채와 통안채에 투자해 이자 수익과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차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와 공모주 투자로 추가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목표수익률은 연 6%다.
브이아이자산운용 관계자는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채권을 통한 자본 차익의 기회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신영자산운용 또한 지난달 27일 '신영 K-글로벌히트 목표전환형 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30~50개 종목으로 압축적인 국내 우량주에 투자해 목표수익률 8% 달성하면 국채 단기채 ETF와 국공채형법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자산 운용하도록 전환해 변동성 위험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신영자산운용은 현재 진행 중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친화 정책 논의 등이 기업가치 평가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환경으로 보고 있다.
엄준흠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는 "밸류업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 등 자본시장 제도 변화가 지배구조 투명화와 주주환원 강화를 촉진하며, 기업가치 평가와 운용전략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며 "신영자산운용은 오랜 가치평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런 시장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달 22일 '한국투자항셍테크스텝업분할매수목표전환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국내에 상장된 중국 항셍테크 ETF와 국내 단기채 ETF를 분할 매수하는 상품이다. 채권 ETF를 통해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면서 목표수익률 10%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형 펀드로 전환한다.
차혜민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은 "올해 1월 공개된 중국의 딥시크는 저렴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기존 여러 모델을 능가해 휴머노이드, 자율주행 등 본격적인 AI 상용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의 목표전환형 펀드는 출시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목표 수익률을 성공적으로 달성해 주목받고 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지난달 28일 회사의 첫 목표전환형 펀드인 '베어링 주주가치성장 목표전환형 펀드 1호'가 목표수익률 8%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주주환원 확대, 자사주 소각 및 배당 강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기업에 선별 투자해 수익률이 목표치인 8%에 도달하면 자산을 안정적인 채권형 자산으로 전환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베어링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주주환원 정책과 거버넌스 개선 가능성에 주목해온 당사의 투자 철학이 시장에서 유효했음을 입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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