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SKT)의 유심 교체 누적 인원이 400만명을 넘어서며 유심칩 수급이 안정 단계에 진입했다. SKT 전용 대리점은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으로 영업이 22일째 멈추면서 2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심 수급 상황과 교체 속도를 고려할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영업 제한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7일 SKT에 따르면, 이날 자정 기준 유심 누적 교체 수량은 459만개, 잔여 예약은 444만개로 집계됐다. 유심 재설정에는 22만9000명이 참여했다. 최근에는 하루 1만~2만 명이 꾸준히 유심 교체를 예약하고 있으며, 전날부터는 누적 교체 건수가 남은 예약자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일일 평균 유심 교체량은 약 30만건으로, 이 속도가 유지된다면 이번 주말까지 잔여 예약자 수는 200만명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SKT는 새로 수급되는 유심 물량을 3사 통합 판매점이 아닌 자사 전용 직영·대리점에만 공급하고 있다.
유심칩 공급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500만장이 공급됐고, 내달에는 570만장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유심칩 교체는 물리적으로 하루 최대 20만~25만개 정도만 가능하다. SKT는 내달부터 예약 없이 매장을 방문해 유심칩 교체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2600여개 T월드 대리점 대상 유심칩 공급 안정화가 될 때까지 신규 가입 중단 권고를 내렸다. 그 사이 SKT는 이미 2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유심칩 해킹 사고 이후 이탈한 고객 수는 이날 기준 누적 43만 명을 넘어섰다.
SKT의 1분기 무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2만9202원이다. 이탈 고객 40만 명은 월 매출 약 117억 원, 연간 기준으로 약 14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유심칩 교체, 대리점 보상, 과징금 등 일회성 비용 외에도 가입자 이탈로 인한 연간 매출 감소 규모를 약 1500억~2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SKT는 3사 통합 판매점을 통해 신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며 최소한의 매출 방어를 하고 있다. 지난주 SKT는 공시지원금을 인상하며 최소한의 매출을 유지 중이다. 신규 가입이 중단된 지난 5일, KT와 LG유플러스에서 SKT로 이동한 가입자는 648명에 그쳤고, 이후에는 하루 100명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공시지원금이 상향된 26일에는 번호 이동 가입자 수가 3033명으로 급증했다.
임봉호 SKT MNO(이동통신) 사업부장은 “경쟁사가 주말에 공시지원금과 판매장려금을 인상한 만큼, 기존 고객 이탈을 막고 방어에 나선 것”이라며 “우리 장려금은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며, eSIM 사용자에 대한 지원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유심 교체 예약자 조기 처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리점 보상은 원칙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신규 영업 재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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