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리포트] 정유업계, 더 빨라진 '脫정유' 움직임...생존 방식은 제각각

  • 정유 불황에 석화·배터리·친환경 연료 등에 올인

  • 정유4사, '에너지 솔루션 기업' 도약 움직임 거세

사진GS칼텍스 공장
[사진=GS칼텍스]
국제 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악화로 국내 정유업계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정유사별로 각자도생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정유 사업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기조는 대동소이하지만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는 다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가 최근 비(非)정유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SK이노)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배터리 사업을 육성 중이다. 정유 사업에 대한 한계를 체감하고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글로벌 친환경 패러다임 중심에 선 배터리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먼저 배터리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배터리 사업을 분할해 자회사 SK온을 설립했다. 이후 3년간 SK온에 약 20조원을 투자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조지아주 △헝가리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도 나섰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 여파로 최근까지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하고 있다.

출범 원년인 2021년 4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하며 10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역시 영업손실 2993억원을 기록하며 합병 효과로 반짝 흑자전환했던 직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상황이 이렇자 SK이노는 SK E&S와 합병해 △석유화학 △LNG △윤활유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상황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사업에 미래를 걸었다. GS칼텍스는 석유화학 사업 확대를 위해 2022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을 MFC(Mixed Fuel Center) 시설 준공에 투자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나섰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성공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기존 12%에서 25%까지 확대해 종합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단 각오다. 그 일환으로 2023년 연구개발 단지인 TS&D센터도 준공한 바 있다. TS&D센터는 내년 완공되는 샤힌 프로젝트에서 생산할 각종 석유화학 제품 기반 신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연료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일본에 수출한 데 이어 최근 초저유황 바이오선박유를 대만 선사 양밍에 수출했다. 기존 선박유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한 바이오선박유 역시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따라 친환경 연료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 전반이 정제 마진 불확실성과 환경 규제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탄소세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같은 구조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기업들이 정유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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