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해운업계 내에서도 주력 선종에 따라 희비는 엇갈린다. 컨테이너선 물동량 급증으로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상승세인 반면,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건화물선 운임지수(BDI)는 연일 하락세기 때문이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CFI는 지난 4월 30일 이후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2주 만에 1500선을 넘었다. 지난 23일 기준 SCFI는 전주(1479.39) 대비 106.73포인트 오른 1586.12를 기록했다. SCFI는 중국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세계 해상운송 운임 수준을 나타낸다. SCFI 상승은 상하이발 미국행 컨테이너 운임이 주도했다.
실제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등 미주 서부 해안행 운임이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091달러로 전주(2347달러)보다 31.7% 올랐다. 뉴욕 등 동부 해안행 운임도 22% 상승한 4069달러를 기록했다.
지중해 노선은 1TEU(6m 컨테이너 1개)당 246달러 상승한 2328달러, 유럽 노선은 163달러 오른 1317달러였다. 남미 노선은 209달러 상승한 1934달러였다.
반면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BDI는 지난 4월 1400대 밑으로 떨어진 뒤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BDI는 전주 대비 3.46% 하락한 1340포인트를 기록했다. BDI는 철강·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실은 벌크선이 얼마나 많이 돌아다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BDI 지수는 1600대를 유지했지만, 건설경기 악화 등의 여파로 컨테이너선 대비 물동량이 크게 감소했다. 더욱이 벌크선은 미국의 수입 물량 규모가 저조해, 이번 관세 휴전으로 인한 '밀어내기 수출' 특수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엇갈린 해상운임에 국내 해운사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컨테이너선을 주력 선종으로 하는 HMM은 하반기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반면, 팬오션의 경우 보수적인 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SCFI와 BDI의 급등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일각에선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압박이 지속될 경우, 리쇼어링이 활발해져 원자재 물동량이 다시 늘어나 BDI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리쇼어링은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겼던 기업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한 해상운임 급등락을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한국 해운사들도 기존에 가장 큰 시장인 북미 항로와 유럽 항로만 고집하지 말고, 동남아, 인도, 중동 등으로 항로와 시장을 확장함으로써 글로벌 해양 영토를 넓히는 전략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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