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유럽연합(EU)에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보다 건설적인 접근을 촉구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로서는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상호 양보에 이르기 위해 협상이 건설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르노 회장은 EU가 코냑 등 프랑스 주류 산업이 처한 현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르노 회장은 "중국과 미국 시장이 모두 코냑 산업에 문을 닫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유럽 경제에 일자리가 감소하는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일어나고 나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주류 제조 산업은 약 8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LVMH 또한 코냑 제조업체 헤네시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1980년대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알고 지냈던 아르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열려있으며 위협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또 자신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노 회장은 미국과 영국의 관세 합의를 언급하면서 "영국이 어떻게 했는지 봐라. 매우 잘 협상했다"며 "나의 보잘것없는 수단과 인맥을 동원해서라도 유럽이 이와 비슷하게 건설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설득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 기업들에 미국 투자를 중단하라고 권고한 데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아르노 회장은 "국가가 민간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재앙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LVMH의 최대 시장으로,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LVMH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203억1000만 유로(약 31조6600억원)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인 212억1000만유로(약 33조원)에 못 미쳤다.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매출이 11% 급감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고, 이에 따라 명품 브랜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에르메스에 내주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LVMH가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이번 분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개선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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