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롯데리아 베트남, 고객 경험 중심 전략 '부활' 시동

  • 2023~2024년 적자에도 매장 효율화·'라멘버거' 등 차별화 전략으로 회생 모색

신규 전략에 따라 변모하고 있는 베트남 롯데리아 매장 조감도 사진베트남통신사
신규 전략에 따라 변모하고 있는 베트남 롯데리아 매장 조감도 [사진=베트남통신사]


롯데리아베트남이 현지 사업 전략을 고객 중심으로 대폭 쇄신하며 '부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롯데리아베트남은 지난해 약 6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전년 대비 23% 가까이 확대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적자로, 팬데믹 이후 영업 정상화에 힘입어 2022년 흑자를 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는 패스트푸드업계 전반의 원자재 가격 상승과 운영 비용 부담 등이 지목된다. 베트남 식음료 솔루션업체인 iPOS.vn과 네슬레 베트남이 공동으로 2025년 초 발표한 F&B(음식료)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내 외식업체의 약 절반이 매출의 30% 이상을 원재료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노이와 호찌민시 등 주요 상권의 임대료가 평균 15.4% 상승했고, 2024년 7월부터 적용된 지역별 최저임금 인상 역시 패스트푸드업체들에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울러 롯데리아베트남은 작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지만,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한 모습이다.

베트남 롯데리아와 베트남항공케이터러스VATC 간 협력협정 체결식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롯데리아와 베트남항공케이터러스(VATC) 간 협력 계약 체결식 [사진=베트남통신사]


그러나 올 들어 회복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리아베트남의 EBITDA(이자, 세금, 법인세 및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전년 동기 대비 27% 이상 증가했다. 롯데리아 측은 이 같은 성과가 “비효율적 투자 중단과 매장 운영의 질적 개선”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전략의 효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롯데리아는 과거와 같은 급격한 매장 확장 전략에서 탈피, 현재 운영 중인 매장의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익성 높은 상권 중심의 매장을 선별적으로 운영하며, 수치 중심의 매장 수 확대보다는 고객 만족도와 서비스 품질 강화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핵심은 ‘고객 경험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이다. 이제 베트남 소비자들은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매장 내 공간 구성, 직원의 응대, 브랜드의 가치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는 제품과 공간, 서비스 전반에 걸쳐 전면적인 개편에 나섰다.

또한 롯데리아는 제품 측면에서도 ‘라면 버거’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메뉴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한국 라면 특유의 풍미와 햄버거의 편리성을 접목시킨 것으로, 소비자에게 '유쾌하고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롯데리아는 이를 “단순한 화제성 아이템이 아닌, 고객의 미각과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전략적 메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유명 피자 브랜드인 피자포피스가 선보인 ‘분짜 피자’나 ‘갈비덮밥 피자’와 유사한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된다.

매장 환경 개선도 병행되고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한층 친환경적이고 개방적인 구조로 리모델링되고 있으며, 직원 교육 과정도 고객 응대 중심으로 개편됐다. 과거에는 주문과 배달의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친절함’, ‘섬세함’ 등 감성 요소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리아 측 설명이다.

더불어 롯데리아는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군 다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항공 자회사인 베트남항공케이터러스(VACS)와 협업해 ‘자스민 우롱 타피오카 펄 밀크티’ 메뉴를 호찌민시 및 빈즈엉성의 55개 매장에서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기열 롯데리아베트남 법인장은 “고급 기내식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기존 고객 외 새로운 타깃층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리아 앞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의 경쟁 강도가 더욱 치열해졌다는 점이다. KFC, 맥도날드, 파파이스, 졸리비 등 강자들이 연이어 ‘콤보 할인’, ‘1+1 이벤트’, ‘무료 배달’ 등 가격 공세를 펼치며 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최근 베트남 소셜미디어상에서 브랜드를 사칭하는 계정이 증가하면서 가짜 이벤트나 허위 쿠폰이 유포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1998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롯데리아는 베트남 52개 지역에 총 253개 매장(2024년 기준)을 운영하며 현지 패스트푸드 산업을 선도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베트남 시장이 포화 및 고도경쟁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롯데리아의 생존 전략은 단순히 매장 수 확대나 신메뉴 출시를 넘어서 ‘브랜드 가치의 재정의’에 달려 있다. 따라서 실적 반등이라는 긍정적 신호와 함께 체험 중심 전략, 브랜드 제휴, 내부 운영 재정비가 조화를 이룬다면 롯데리아는 베트남 시장에서 ‘2막’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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